Simply Me
Thailand #5 Day 4 꼬란 대형 사고
31 May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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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신청한 모닝콜이 7시에 우릴 깨웠지만 이상하게도 눈이 떠지지 않았다. 베리권은 아침에 즐길 리조트에 들떠서 인지 왠일로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설쳤다. 힘들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갔다. 깨끗하고 정갈한 아침 부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잘 먹고 놀다가는군. 많이 먹고 싶었지만 사람도 별로 없고 아침을 많이 먹는건 부담스러워서 적당히 먹고 나왔다.

오후에 꼬란에 들어갈 방법으로 지나번에 왔을때 이용했던 ‘만남의 광장’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결정적으로 전화번호가 없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고 물어봐도 말이 안통하는지 뭔지 뾰족 수가 나지 않았다.고민끝에 소화도 시킬겸 직접 찾아 가기로 했다. 베리권은 예정대로 인조이리조트 하라고 냅두고 혼자 십자가를 맸다.

거리에 사람이 없다. 햇빛이 따가웠다. 파타야의 햇빛이 온통 나한테만 내리 쬐는것 같다. 누가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나를 괴롭히고 있는것 같다. 사실은 정확한 Soi를 몰라서 북파타야 3개의 Soi를 쥐잡듯 뒤졌다. 없었다. 없어졌는지 못뒤진 4번째 Soi에 있었는지 어쨋든 거기서 포기했다.

꼬란을 가느냐 못가느냐?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되는 순간이었다. 방법 없다. 직접 컨택이다. 바닷가로 달렸다. 역시나 한 사내가 내게로 다가온다. 꼬란 갈려면 얼마냐 했더니 1200밧이란다. 컥. 패러세일링이나 바나나보트는 내가 기억한 그가격인데 보트가 내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4배나 비쌌다. 일정은 고사하고 예산에 차질이 생기게 된것이다. 혹시 이놈이 바가지를 씌우려나 했지만 슬금슬금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랬던것 같다. 그 모타보트를 몇시간 빌리는데 만원도 안할순 없지. 돌아오겠다고 하고 한숨을 푹 쉬며 다시 그 길을 걸어 숙소로 왔다.

풀장 옆 그늘에 늘어져서 인조이리조트를 하고 있는 베리권에게 실망스런 소식을 전했다. 당장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었지만 얼렁 들어가서 수영복을 갈아입고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한국인 숙소에 전화를 걸었다.

한국말로 “여보세요"가 나왔다. 읍.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한국말로 열라 이것저것 물어봤다. 결론은 꼬란에 갈려면 보트는 비싸니까 투어를 이용하란다. (그 사내의 1200밧이 사기가 아니었다.) 문제는 투어 시간에 우리의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것. 어쨌든 내려가서 나도 인조이 리조트에 동참했다. 5년전 에얼리비치의 풀장에서 때를 밀면서 꼭 서울 가면 수영을 배워야지 했는데 아직도 수영을 못배웠다. 수영하는척 물속을 걸어다녔다. 꼬란이고 뭐고 그냥 이렇게 놀아도 좋을거 같은데.. 그리고 상의 끝에 예상했던것보다 비싸고 돈은 아깝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비싼 보트라도 타고 꼬란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12시가 거의 되어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호텔에서 파란색 커다란 비치타올을 빌려서 아까 그 비치로 갔다. 아까 그 아저씨는 아닌것 같은데 똑같은 빨간 티셔츠를 입은 아자씨가 날 아는척 했다. 좀 깍아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지만 자기 보트는 대빵 크고 모터도 두개라서 깍아줄 수가 없단다. 태국와서 네고를 실패해보긴 처음이다. 흑. 아쉬운건 우리라 결국 그 보트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따. 패러세일링과 바나타보트도 타기로 했다. 그런데 저 멀리 먹구름이 밀려온다. 음 어제 그제의 그것과 같은 똑같은 먹구름이다. 젠장.

다가가 우리가 타고갈 보트를 보니 지난번에 탔던 배보다 더 큰것 같긴 하다. 5분정도 달려 패러세일링 하는곳에 도착. 300밧. 손님도 없고 바쁜일도 없는데 씨꺼먼 남자들이 몰려들어 무슨 급한일이 난것 같이 막 장비를 입히고 막 끌고 갔다. 베리권이 먼저 하고 그담에 내가 했다. 베리권은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물에 빠질 땐 저 멀리서 꽥꽥 거리는 소리가 내가 있는곳까지 들렸다. 패러세일링은 한바퀴 돌고 끝났다. 역시 시시했다. 대신 물엔 한번 더 빠뜨려달라고 소릴 질러서 두번 빠졌따. ㅋㅋ 지난번엔 보트에 가방을 놓고 와서 사진을 한장도 못찍었는데 이번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사진을 찍었다. 내 사진은 베리권이 이상하게 찍어놨따. 나라고 증명할 만한 사진이 하나도 없다. &@$%#r

다시 보트를 타고 이제 꼬란으로 직행이다. 배 앞쪽으로 나갔다. 이야호~ 잠시 달리다 보니 배가 무진장 흔들리고 정신이 없었다. 아까 그 먹구름 아래인지 비도 오는것 같았다. 얌전히 배 안에 있을껄 후회하며 배 안으로 들어오는데, 배가 흔들리는 타이밍에 절묘하게 맞아 폴짝 튕겨져 올랐다. 들어오는 입구에 얼굴 어딘가를 부딪혔다. 바닥에 내던져져 털썩 주저앉았다. 휴.. 졸라 아팠다.

여전히 배는 흔들리고 있고 아프고 무섭고.. 뽈뽈 기어서 배로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서 부딪힌 곳을 손으로 만져보니 윽! 피다. 피가 줄줄줄 나고 있었다. 으헝~ 피를 보고 흥분을 해서 베리권을 불렀는데 안들리나보다.

침착침착.. 대강 휴지로 피를 닦으면서 고민을 했다. 많이 다쳤나? 살아는 있고.. 계속 가도 되나? 거울도 없고 에이씨.. 좀 기다려도 피가 계속 나길래 보트를 아자씨를 불러 보트를 세웠다. 아무것도 모르고 신났던 베리권도 보트 아자씨도 피를 흘리고 있는 날 보고 놀랬다. 피를 보면 다 흥분을 하는 모양이다. ㅋㅋ

보트를 돌렸다. 여행을 다 망가트린것 같아서 베리권에게 미안하고 속이 상했다. 땅에 돌아와 폭풍이 불고 비가 내리는 바닷가에서 우왕좌왕 했다. 어떡해야 하는건질 몰르겠다. 많이 다친건지, 어딜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건지, 이 아자씨 배값은 줘야하는지, 치료비를 어떡해야 하는지.. 마침 길 건너편에 한국식당이 있었고 도움을 청하러 베리권이 비바람을 맞으며 그리로 뛰어갔다.

나는 이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개탄하며 비바람을 맞고 서 있다가 마침 꼬란에서 나오는 한국 관광객 무리를 발견. 가이드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해야하냐 물었더니 정말 웃기게도 그러게 여행사로 오지 왜 가이드도 없이 왔냐는식의 말로 약을 올리며 자기네 일행을 챙기에 급급했다. 곱게 우산을 쓴 그 일행들에게 동물원의 뭐 마냥 둘러 싸여 그런 무관심한 말을 듣는 순간 난 피가 얼룩지고 비에 젖은 엉망인 내꼴에 수치심과 억울함과 쓸쓸함이 밀려와 눈물이 나올것 같았다. “자 우린 가죠. 조심해서 여행하세요. " 란 말을 남기고. 그 재수 없는 일당은 그렇게 염장만 지르고 사라져 버렸다. 재수없는 가이드 같으니라고.

베리권이 한국인 아저씨를 데리고 왔다. 아저씨가 가까운 병원을 가르쳐 주고 이런 경우 한국에선 보트 주인의 책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선 그런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길 해주었다. 그리고 얼렁 가서 꼬매라고 겁을 주는 바람에 어영부영 병원으로 와버렸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어서 걸어서 금방 왔다. 응급실에 들어서니 간호사가 내꼴에 불쌍한 눈초리를 보내며 침상으로 안내한다. 이렇게 누워 있으니 대단히 많이 다친것 같군. 흣. 여권, 숙소 등 몇가지 확인을 하고 소독을 한다. 어찌나 조심스러운지 정말 환자가 된것 같군.

좀 이따가 여의사가 오더니 네바늘 꼬매야 한덴다. 예쁘게 꼬매 준덴다. 옆에서 베리권이 의학용어까지 완벽히 통역을 해주었다. ㅋㅋ. 꼬매는게 대단한건줄 알았는데 금방 끝났다. 간호사들이 뭐가 재미났는지 꼬매는데 엄숙하지 않고 지들끼리 히히덕 거렸다. 나도 병원에 와선 하나도 안 슬프고 이상황이 너무 재밌었다. 이만한 일로 병원에 오길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치료비는 2035밧이 나왔다. 여행자 보험을 못들뻔했는데 안들었음 정말 아까울 뻔했다.

반창고를 예쁘게 붙이고 전의를 가다듬고 병원을 나와 몸을 씻으러 갔다. 바닷물에 몸을 담그진 못했지만 아까 수영도 하고 비도 맞고 해서 바닷가 근처에 있는 간이 쌰워장을 찾아 갔다. 지난번에 안와봤음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겠지? 역시 10밧씩을 내고 작년보단 좀 꾸진 시설을 갖춘 샤워장에서 조심조심 몸을 닦았다. 눈이 팅팅 붓고 멍이 든것이 아주 볼만하다. 키득키득.

호텔로 돌아와 가방을 찾는데 아까부터 입이 댓발 나와 있는 안내 아가씨. 도대체가 미소 친절을 모르는 사람 같다. 가방을 찾으러 들어가려하니 소리를 땍 지르면서 재수없게 기다리라고 한다. 쳇. 사실은 체크아웃할때 팁을 잊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고 깜빡 잊었다. 이런. 그래도 명색이 호텔인데.. 수영복을 오다가 떨어뜨리고 와서 수영복 다시 주으러 갔다. 짐을 다시 챙기고 이제 악몽의 파타야를 떠난다.

다시 방콕으로

큰길로 나와서 올때처럼 툭툭을 탔다. 어제는 금새 왔는데 오늘은 버스터미널까지 좀 멀게 느껴졌다. 어제 가이드 북에서 보고 시내에선 5밧이라고 하길리 1인당 5밧을 주고 내렸다. 암말 안하는것을 보니 어제 낸 20밧이 아까워 졌다.

3시 30분 버스표를 끊고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실밥까지 다 풀고 나서 서류 챙겨서 보내란다. 밥 때를 넘겨서 뭐라도 먹으려고 터미널에 있는 식당에 갔다가 들끓는 파리를 보고 기절하는줄 알았다. 더불어 입맛도 싹 달아났다. 밥을 먹기를 고사하고 얼른 편의점에 가서 빵부스러기를 샀다. 차가 무진장 막혀서 오늘 계획된 일들을 못할까 걱정했는데 잠이 든사이 적당한 시간에 에까마이에 도착했다. 어차피 시암까지 BTS를 타고 갈꺼였기 대문에 ‘온눗’ 역에서 내려도 됬는데 엉거주춤 망설이다가 내릴 때를 놓쳐 버렸다. 그래도 그리 늦지 않은 시간 5시 40분 에까마이에 도착했따.

30여분만에 다시 ‘칫롬’역 도착. 해가 뉘엿거리고 있다. 태국의 마지막 저녁이 다가 오고 있다. 앞서 가는 베리권의 뒷모습을 보니 무척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남은 일정 쏨분 씨푸드를 가기전에 ZEN으로 갔다. 사실은 어제 산 와꼬르가 왠지 좀 아쉬워 다시 갔다. 어제 산 속옷을 교환하고 엄마꺼랑 언니꺼랑 몇벌 더 샀다. 언제 다시 이런기회가 올까 하는 생각으로 카드로 팍팍 긁었다. 참 잘한 일 같다.

쏨분 시푸드

사재기를 마치고 나오니 바깥은 이미 어둡네. 택시를 타면 좋은거린데 베리권이 방콕에서 툭툭을 꼭 타보고 싶다고 해서 툭툭을 타기로 했다. 의외로 시내에 툭툭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ZEN을 나오니 길가에 선 툭툭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쏨분 시푸드를 가자고 하니 백밧을 달란다. 이런 사기꾼들이랑은 얘기 할 필요도 없다. 일없다 하고 조금 걸어 나와서 다른 툭툭을 잡고 쏨분 시푸드를 가자고 하니 50밧을 달란다. 흥정하기도 귀찮고 시간도 없고 해서 30밧에 쇼부를 봤다.

근데 문제는 이 툭툭 기사가 길도 모르고 우리 말도 못알아 듣는다는것이다. 쏨분은 떼어내고 씨푸드 씨푸드 이러더니 옆에 있는 툭툭한테 길을 물어보는것이다. 뒤에 앉아서 틈만 나면 “너 길 아니?” 물어보고 계속 “쏨분 시푸드” 를 외쳐댔는데 이 사람 알아 듣는것 같지가 않다. 쏨분 시푸드는 국립경기장 뒤편인데 자꾸 딴데로 간다. 한참을 이상한데로 가더니 어느 씨푸드 집앞에 섰다. 이름을 보니 무슨 다른 씨푸드 집이다. 이런 개쉐.. 더 웃긴것은 그집 사장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다. 여기가 솜분 시푸드랜다. 이런 누굴 핫바지로 아나. 지도를 펴고 여기가 어디냐고 했떠니 지도엔 없는 아주 먼데란다. 한국말로 막 욕이 나왔따. 이런 ㅆㅆㅆ@ㅆ@$@ㅁ. 황당하고 열이 받아서 툭툭기사를 어떻게 하려다가 진정하고, 처음 탔던대로 가자고 다시 올라 탔다. 지독한 매연속을 달리다가 어찌어찌 해서 국립경기장 근처로 갔다. 길을 모르면 물어서 가던가 할것이지 그냥 두리번 거리면서 간다. 이 꼴통 바보같은 놈. 참다 못한 내가 길가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 두 사람을 연결해줬다. 그제서야 설명을 듣고 더듬더듬 찾아 간다. 참 미련한건지 나쁜놈인지 뭔지. 10밧 동전 세개를 주는데 참 내가 다 미안하더군. 어쨋든 툭툭 한번 제대로 탔다.

오이시를 생각했는데 쏨분 시푸드는 생각보다 허름했다. 씨푸드라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그다지 고급스럽지도 않고 그냥 동네 중국집 같은 인테리어에 분위기도 중국집 같다. 사진이 나와 있는 메뉴판과 가격이 써있는 두가지의 메뉴판을 준다. 사람들이 극찬했던 몇가지를 주문했다. 공기밥까지 시켜 먹었더니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불렀다. 마지막에 시킨건 거의 먹지도 못하고 나왔다. 이가격에 이런 음식을 먹다니. 후후. 대 만족이다.

이제 공항으로 간다. 공항까진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지만 월텟에 가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월텟까지 택시를 타려고 큰길로 나오니 택시는 없고 경찰 아저씨만 서있다. 월텟가는 방향을 물어봤더니 택시를 잡아주고 기사 아저씨한테 설명도 해준다. 태국에 와서 만난 태국인중 가장 친절한 사람인 것 같았다. 잠시 ZEN 앞에 앉아 방콕의 밤공기를 맡아주었다. 매연뿐이지만 마지막이란 느낌 때문인지 마냥 아쉽기만 하다. 그때 그곳에서 504번 버스를 탔다. 마지막으로 차장아줌마한테 공항에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앉아 창밖을 또 사람을 구경하다 보니 한시간 정도가 흘렀다. 공항앞에 내렸다.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 느낌일 수가 있을까. 그 시간. 그장소. 그 분위기. 떠날 때의 느낌은 이렇게 늘 아쉬운건가보다.

적당한 시간에 공항에 도착해서 기다리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수속을 밟았다. 시푸드를 먹어서인가? 얼굴에 두드러기가 났다. 배도 아프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죽을 맛이다. 비행기에선 그 새벽에도 밥을 주데. 속도 안좋고 넘어갈 밥도 아니라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둘다 미친듯이 잠만 잤다. 불편한 자리였지만 이번엔 의자 머리쪽 꼬다리를 세우고 잤다. ㅋㅋ

5시간정도를 날아 서울에 도착. 아침. 서울의 아침이다. 서울은 춥다. 윽.. 전쟁에서 돌아온것 같이 피곤한 아침.



Topic: thailand-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