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NZ 나홀로 배낭여행
23 Sep 2011
7 minutes read

Overview

  • 제목 : 무늬만 배낭여행 (해 잡으러 고고)
  • 기간 : 23 Sep 2011 ~ 29 Sep 2011 (6박 7일)

교통

  • MEL-ACK JQ218 (Melbourne 2340 to Auckland 0500)
  • AUK-MEL JQ212 (Auckland 1455 to Melbourne 1550)
  • 렌트카 자가 운전 약 1800km

숙소

일정


1 Flight to Auckland

호주 생존 3주년 기념. 나 간만에 홀로 배낭여행 가신다고, 배낭을 매고 배낭여행자 기분 좀 내볼까 했는데, 결국엔 바퀴 달린 캐리어를 끌고 나섰다.

짐은 최대한 줄여 DSLR카메라를 빼고 9kg. 아침에 짐을 싣고 나와 퇴근 후 시티에서 환송회(?)를 마치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스카이 버스를 타고 갈까 택시를 타고 갈까 차를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공항까지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3년을 살았는데 공항에 태워다 줄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건 좀 슬프더라.) 20여분을 달려 공항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 시간 반 전에 공항에 도착.

온라인 체크인을 했건만 카운터가 따로 없어 그 구만리같은 줄에 서서 한 시간여를 기다려서 보딩패스를 받았다. 우라질.

공항에서의 감정은 참 미묘하다. 배웅하러 올때 마중하러 올때 떠나러 올때 돌아올때. 정말 오랸만에 혼자 미지의 장소로 떠난다. 이웃나라 먼나라 삼년만에 가는구나. 이번 여행은 아마도 깊은 생각의 늪으로 빠져들듯.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비행기리표를 샀고 일정을 많이 고민했지맘 결국 무계획으로 간다. 딜레이로 시작되는 여행.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되는군.

비행기가 30여분 딜레이가 되고 설레임반 걱정반으로 게이트에 앉아서 카톡으로 시간 때우다 결국 12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2 Auckland to Paihia

현지 시각 5시 뉴질랜드 오크랜드 도착. 세 시간을 비행기에서 잔둥만둥 보내고 하루를 시작했다. 면세점 보다폰Vodaphone에서 Prepaid SIM Card를 하나 사서 모바일을 셋팅하고 맥도날드 McDonald에서 불량 아침식사를 한 후 여행 정보를 뒤적이다보니 어느새 8시.

렌트카 회사로 이동 미리 예약한 렌트카 수령. 차는 닛산의 무슨 듣보잡 블루버든지 엘로버든지 무려 27만 키로를 뛴, 연비가 형편을 것 같은 골동품이었다. 일단 시동은 걸었는데 어디로 가지?? 응?? 어디갈지 정하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 잠시 고민 후 Paihia로 목적지를 정했다. 이번 여행, 무계획도 너무 무계획이다.

공항을 벗어나 북쪽으로 가다가 오클랜드Auckland의 몇 군데를 잠시 들렀다 가기로. 미션 베이 Mission Bay데본 포트 Devon Port까지 들러 시간을 보내며 나 지금 뉴질랜드에 있음을 세뇌시킨다.

Devon Port 언덕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저씨가 인상적이었다

현지 운전에 적응 후 파이아 Paihia로 본격 이동. 세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똑똑하신 GPS 덕분에 네 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 꼬불꼬불 산길에, 평생 할 비포장 도로 운전을 이번에 다 했다.

파이아 Paihia에 도착 했을 땐 터질듯한 오줌보와 쓰나미처럼 밀려든 피곤에 일단 아무, 정말 아무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코딱지만한 4인용 도미토리에 짐을 풀고나니 배낭을 매고 용감하게 떠돌았던 그시절의 가난했던 첫 배낭여행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

해지는 해안가를 돌며 부족한 비타민을 섭취하고, 그 고요한 바닷가에서 내일의 일정을 계획했다. 내일은 뉴질랜드의 땅끝으로 간다. 내 계획엔 땅끝의 등대만 있었을 뿐. 그 고난이도의 꼬부랑길이 있을 줄이야.

3 Cape Reinga

북섬에 왔으니 무조건 그 끝을 가야한다는 알 수 없는 집착으로, 그러나 데이투어는 별로 땡기지 않으신 관계로, 왕복 6시간 자가 운전에 도전한다. 

6시에 일어난다고 일어났는데 간밤에 섬머타임이 시작되어 엉망이 된 휴대폰 알람 덕에 5시에 일어나 본의 아니게 한시간 일찍 출발하게 됐다.

꼬불꼬불 멀미나는 길

그덕에 꼬부랑 산길을 신나게 달려 Cape Reinga 에 일등으로 도착했다. 산을 넘어 갈 때 비를 부어주던 구름도 내가 도착하니 사라지고 하늘은 쨍. 아무도 없는 땅끝에 당당하게 홀로 섰다. 소매물도 퓔이 나는 절벽에 누워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들으려니, 아 돌아가기 싫어라.

등대, 안녕.
등대, 안녕.
돌아가는 길 나를 멈춘 풍경
돌아가는 길 나를 멈춘 풍경

돌아오는 길, 괜히 90 mile beach 에 들렀다가 영화 128시간을 연상시키는 off-road에서 두 시간여 삽질 후 간신히 살아 나왔다. 여력이 되면 Rusell에 가려고 했으나 돌아오니 에너지 레벨 제로. 오늘은 여기서 시마이. 해도 안떨어진 숙소에서 여유를 즐기며 또 내일을 계획했다.

4 Rotorua

Auckland에 안들리고 Rotorua까지 바로 쏴주시기로 하고 5시에 일어났다. 야반도주 하듯 짐을 싸고 나와, 해도 안 뜬 바닷가에서 또 한 번의 장거리 운전에 앞서 심기일전.

A1을 타고 Auckland로 내려와 렌트카 회사에 들러 차를 바꿔타고 Rotorua로 지체없이 이동. 한 시반에 Rotorua도착. 여행도시 답게 i-Site가 여행자들로 미어 터졌다. 일단 주차 가능해 보이는 한가한 도로에 아무렇게나 숙소를 잡고 나니 두시 반.

양쑈는 시간이 안맞아서 관두고 대신 곤돌라를 타고 산에 올라가 구름과 Rotorua Lake를 내려다 봤다. 뉴질랜드 참 아름다운 도시다.

내려와 호수를 반바퀴 돌아 Hamurana Spring에 들러 신기한 샘물을 구경했다. 물이 정말 맑았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풍경.

폭포 트래킹까지 마치고 나머지 반바퀴를 돌아오니 딱 해가 떨어졌다. 숙소 바로 옆 한국 식당에서 육계장을 한 그릇 먹고 나와 잠시 밤거리를 방황했다.

장을 보고 숙소에 들러 짐정리 후 20시가 넘어 온천을 즐기러 근처 Polinesian Spa로 출동.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나오니 며칠간의 피로가 싹풀리는 것 같았다. 개운한 몸으로 숙소에 돌아와 맥주 두병 원샷 중 그제서야 노트를 잃어버린것을 발견. 정신 없고 산만한 여행의 결정판. 반성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5 Rotorua to Taupo

코를 찌르는 계란 썪는 냄새 속에 푹꺼진 침대에서 실컷 게으름을 부리다 7시 기상. 어느새 루틴이 되어버린 아침 똥 누기. 조용한 숙소를 나와 커피 한 잔 들고 주변 산책을 시작했다.

온동네에 진동을 하는 유황냄새를 맘껏 음미하며 길가에서 피어 오르는 온천 수증기 구경. Kuiraru Park 에서 뽀글뽀글 끓고 있는 온천 물을 구경하며 피어 오르는 유황냄새를 맡다가 급히 돌아와 체크 아웃 후 차를 몰고 WaiOTapu로 이동.

곳곳에서 유황김을 뿜어내는 Thermal Explorer Highway를 40여분 달려 WioTapu 0930 도착. 관광객으로 미어터지는 Visotor Centre에 들러 입장권을 끊고 다시 차를 타고 1015 Geysers와 Mud Pool를 보러 이동.

세상에 연두색 호수가 있었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Geysers를 시작으로 약 두시간여 참말로 신기한 WaiOTapu를 한 바퀴 돈 후 Taupo로 향하는 길 Huka Falls에 들러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는 폭포를 보고, 화창한 날씨 가운데 Taupo 입성. Info에 들러 숙소를 알아보고 아줌마가 추천해준 숙소중 가까운 곳으로 선택 지체없이 체크인했다.

오늘의 숙소

16인실의 도미토리 이층침대에 짐을 풀고 신중하게 스카이 다이빙을 예약 한 후 경건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호숫가와 고요한 타운을 걸었다. 나는 여기가 완전 맘에 든다.

해 떨어지기 전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아무도 모르는, 더 고요한 호수의 저편 그 이름도 아름다운 Acacia Bay에서 썬쎗 감상. 아 아름답지만 쓸쓸하여라.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와 내일의 스카이 다이빙을 준비하는 비장한 마음으로 이층 침대에 올랐다.

6 Taupo to Auckland

아침 일찍 일어나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때리며 동네 참새들과 놀다가 호숫가 산책. 하늘에 구름이 잔뜩껴 스카이 다이빙의 일정이 걱정되었으나 다행히 정해진 시간이 되자 구름이 개고 햇님이 짠 나타났다.

픽업 차량에 실려 떨리는 마음으로 Taupo Tandem Skydiving 비행장으로 이동하여, 매우 친절한 척 하는 직원들에게 간략한 설명을 듣고 15000ft와 Freefall DVD 옵션 선택.

한 시간 넘게 기다리며 비행기를 몇 대 보내고 나서야 네명의 동지와 가까스로 상공에 올라갔다.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탠덤 마스터에게 끌려 본의와 상관 없이 다이빙 하여 시속 200km로 낙하. 낙하가 아닌 비상을 하는 듯한 그 짜릿함이 너무 짧음을 아쉬워하며 무사히 땅에 발을 딛고 하강을 마무리했다.

자유낙하
자유낙하

잠시 나갔던 정신을 챙기고 두시가 다 되서 숙소로 돌아와 전화로 Auckland의 숙소를 예약하고, 아쉬운 타우포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Auckland 로 마지막 질주 준비. 세 시간여를 쉼없이 달려 Auckland Mt. Eden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던져 놓다시피 하고 또 다시 오늘의 Sunset을 보러 Mt. Eden으로 미친듯이 달려갔지만, 해는 이미 떨어지고 아름다운 낙조만이 남아 마지막 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 주었다.

아름다운 오클랜드의 선셋
아름다운 오클랜드의 선셋

언덕에 앉아 한동안 붉은 노을과 Auckland의 야경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내려왔다. 조용한 숙소에서 마지막 남은 하루를 계획하고 일찌감치 꿈나라로. 오늘도 무사히. 고생했다 숙진.

8 Auckland

오전 밖에 없는 마지막 날 괜시리 마음만 급했다. 0630 해도 뜨기 전 체크아웃을 하고 Domain Park로. 한 시간여 공원 산책을 하며 뉴질랜드의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주차 문제로 Queens Street를 drive through 하는 것으로 시티 관광은 간단히 접고 Albert Park에 들러 습관처럼 Coffee 한 잔에 Scone.

해 뜬 Mt.Eden을 다시 한 번 들러 거대한 분화구를 한 바퀴 돌고 시티를 내려다 본 후 0930 박물관으로 이동. 일등으로 입장하여 빠른 걸음으로 둘러 본 후 1130 퇴장했다.

Mt. Eden
Mt. Eden

공항으로 이동하여 고생한 차를 반납하고 예정된 시간에 공항에 도착. 점심을 먹고 비행기에 올랐다. 뉴질랜드여 안녕. 담에 또 올께. 더 길게, 남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