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나 비치Johanna Beach ~ 라이언스 덴Ryan’s Den
이번 코스는 Johanna Beach에서 시작해서 Devils Kitchen에서 끝나는 1박2일 코스. 여러가지로 난코스다. 일단 거리도 가장 길고, 무엇보다 캠프싸이트에 차량 진입이 불가능 한 관계로 지난번 같은 식의 접근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지난번같은 식이란, 캠핑 또는 부쉬워킹에 관심이 있는 주변인물을 동행해서 부분적으로 함께하는 방법을 말한다.) 즉, 백패킹 모드로 10kg이상의 배낭을 매고 양일간 14km정도를 걸어야 하고, 3시간 이상의 운전을 해야한다.
마음만 있다고 갈 수 있는 곳도 아니요 장비가 있다고 덤빌 곳도 아니다. 가고 싶은 마음과, overnight hike 장비와, 어느 정도의 체력. 3박자가 맞아야만 갈 수 있는 곳. (시간은 마음에 포함) 아쉽지만 내주변에는 이 세가지를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는 판단. 호주캠핑 싸이트에 동행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렇다할 지원자가 없던 중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음은 물음표, 장비는 없지만 체력은 될 것 같은 선영B에게 제안을 했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외로 I’m in. 참으로 화끈한 여자. 나는 일년이 걸려 준비한 장비들을 불과 일주일 만에 일괄 구입. 결국 같이 Part3에 나서게 되었다.
새로운 시도. 차가 두대 간다. GOW Shuttle을 시도해 봤지만 접선 불가. 이런 언프로페셔널한 회사에 일정을 맡기느니 차라리 운전을 하기로. 토요일 아침 각자 출발, Colac에서 09시에 만나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07시쯤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늘 가던 꼬불한 Great Ocean Road가 아닌 쭉 뻗은 A10을 타고 빠르고 시원하게 달린다. 혼자 운전하는 길. 좋다. 음악을 크게 틀고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린다.
목청껏 노래를 부르다 콜락에 도착. 쨍한 아침 햇살과 상쾌한 아침 공기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완전 밟어 버얼써 도착한 선영언니. 언제나처럼 킥오프 커피에 간략한 코스 브리핑 후 0930 고지로 출발.
길을 한 번 잘못 들고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The Gables Car Park에는 1100 에 도착. 비포장 도로의 끝나는 곳에 작은 주차장.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잠시 감상하고 경로 확인 후 배낭을 옮겨 싣고 내차를 세워 둔채 출발. 하루만 여기 있어 야리쓰.
Part3의 종착지 The Gables Car Park. 원래 코스의 끝나는 지점은 Devil’s Kichen인데 지도상 비포장 도로가 길고, 주차장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 5km 쯤 동쪽에 위치한 이곳에서 끝내기로 했다. 나중에 보니 Wreck beach Car Park도 괜찮았을 듯.
그리고 같이 차를 타고 이번엔 지난번 part2를 끝낸 지점 바로 이곳, Johanne Beach car park에 도착. 오늘은 우리가 일등이다.
각자 개인 정비 후 전망대에서 전의를 다지며 점심. 삼각김밥을 만든 이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짝짝짝.
오늘의 코스.
오늘은 산길이 예상되지만 시작하는 풍경은 이렇게 발랄하다.
예정보다 한시간 늦은 12시 출발.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 비장한 선영과 마냥 신난 숙진.
시작에 펼쳐진 동산길. 숲길은 걸어봤지만 이렇게 잔디로 덮인 길은 처음이다. 데굴데굴 구르고 싶어지는 길. 동산 사이골짜기엔 얼룩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산신령 퓔의 선영언니.
기분 좋게 시작. 돌아보면 벌써 그림.
그림처럼 굽이굽이 낮은 산들.
기분 좋은 잔디 동산길이 계속된다. 유난히 많은 대문을 여닫고 걷는다. 동산을 지나 산으로 진입. 완만한 오르막이라 힘들진 않은데 귀찮게 하는 파리때문에 죽겠다. 그림은 죽이는데 파리 때문에 2% 감점.
약 5km정도 지검. 쉬려고 배낭을 내려놓는데 이 파리 좀 보소. 딱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게으른 파리들. 어쩐지 무겁더라니.
7키로 지점. 멀리서부터 보이는 Free Water 표지판. 재밌고 반가워서 사진도 한 컷.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신듯 한 이곳. 기웃거리니 할머니가 창밖으로 손을 흔드신다. 고마워요 할머니.
그리고 오션뷰가 우릴 반긴다.
큰산을 넘어야 해서 걱정했는데 힘든지도 모르고 올라오더니 힘든지도 모르게 내려왔다. 9.7km 지점.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바다로 내려오니
요런 신기한 지형이.
작은 강을 건너야 이제 잠시 백사장을 걷는다.
beach walk 좀 걸어본 숙진.
beach walk이 처음인 선영. 마구 좋아한다. Beach Walk을 걷고 싶었지만 물때가 안맞은 관계로 산으로 올라간다.
짧은 바다길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길.
근데 풀로 뒤덮여 길이 없다 길이.
경사는 가파르고 길은 험하다. 무성한 풀숲을 헤쳐나간다.
힘은 들지만 올라와야만 볼 수 있는 그림들.
가파른 오르막 내리막. 저 하늘로 솟은 계단이 보이는가? 오르락 내리락 요고요고 재밌다.
그때 발견한 뱀 한 마리. 헉! 깜짝이야. 길가의 큰바위에 앉아 일광욕 중이신지 꼼짝도 안한다. 헥헥거리며 걷는 길에 정신이 번쩍 난다.
그리고 얼마 안가 머리속을 땅에 파묻고 있는 고슴도치 한마리. 뱀에 비하면 이놈은 귀엽기까지.
헉헉거리며 걷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앞으로 펼쳐진 바다. 땀 식히라고 바람이 불어준다.
저기가 우리가 걸어온 길이다.
아름다운 길에서 기념 촬영 한 장. 동행이 있으니 이래서 좋네. ㅋ
경사가 무척 심한 짧은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 쫌 힘든데? 힘듬을 노래로 승화시킨다. 동요들을 함께 부르며 신나게 걷는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우리가 걸어온길을 돌아본다. 마이 걸었다.
계속되는 계단. 이쯤에서 사고가 있었으니 정신줄 놓고 신나서 노래 부르면서 걷다가 머리 높이의 나무를 보지 못하고 꽝 부딪혔다. 시속 4km의 속도로. 만화처럼 뒤로 벌렁 자빠질뻔.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충격에 잠시 멍~ 이마의 상처는 별거 아니다. 목뼈가 붙어 있는게 다행일 뿐.
4km정도 미친듯이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캠프사이트에 도착.
이곳 캠프싸이트엔 8개의 싸이트가 있다. Group 싸이트도 없고 딱 8개의 싸이트. 사이트를 둘러보니 우리말고 다른팀은 한팀. 일찌감치 와서 쉬고 계신 딸&아버지 팀.
해발 113m에 위치한 고립 캠핑장. 제일 안쪽에는 lookout이 있는데 여기가 그림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기냥 날아서 Lookout에 올라 땀을 식힌다. 아주아주 맘에 드는 싸이트.
Lookout만 특별한게 아니라 화장실도 특별. 변기에 앉아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구조다.
새로 장만한 언니 텐트. 카트만두에서 100불 이하로 살 수 있다. 설치를 도왔는데 아주 쉽고 간단하다. 백패킹용으로 아주 그만. 작은것이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백패킹엔 확실히 이런 텐트가 메리트가 있는 듯. 언니 텐트를 먼저 후딱 치고.
내 텐트도. 우리는 조용한 1번 2번 사이트에 텐트를 쳤다. campsite가 한가해서 한개를 예약했지만 두개를 쓴다.
저녁식사. 실망시키지 않는 Backcountry 치킨.
배불리 밥을 먹고 쉘터 구석에 있는 Walers Log book에 한마디 남긴다. 멋진 12월의 시작. 좋아.
저녁을 먹고 치우고 텐트로 들어와 잠자릴 준비하고 물집 방지 테잎 정비. 누가 보면 무슨 카미노 순례길이라도 걷는줄 알겠군.
밥도 다 먹고, 잘준비도 다하고, 환한 대낮에 일몰을 보겠다고 다시 Lookout에 올랐다. 앉아 있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이곳.
이곳에 누워서 바람을 맞으며 일몰을 기다린다. 근데 춥다. 해질라면 멀었다. 그만 들어가 자기로.
오늘의 총 이동 거리: 14.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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