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Snowy River 국립공원 #2 Drive to NP
28 Ma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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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to Raymond Fall Creek Picnic Area via Orbost

금토일월 황금같은 이스터 연휴. 지난 2년은 태국, 괌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지만 올해는 호주땅에서 홀로 이스터 연휴를 즐기기로 했다. 백패킹을 하기엔 조금 긴 일정이긴 했지만 사흘했는데 나흘 못하랴. 무엇보다 힐링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이때가 아니면 이렇게 갈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조인하기로 결정했다.

월초 윌슨스프롬에 다녀온 그 다음 주, 발가락 물집이 채 없어지기도 전에 다시 Easter Walk을 예약하러 Club Room에 들렀었다. 물론 이번에도 난 의심받는(?) Visitor 였다. 지난번 Di와 마찬가지로 이번 Walk의 리더인 Bob도 역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보며 이런 걸 해본 적은 있는지, 장비는 제대로 있는지, 누구랑 갔었는지 어땠는지, 차는 운전할 수 있는지 등을 아주 까다롭게 물어보고 마지막엔 뒷조사 좀 해보고 연락준다면서 결국은 내 이름을 확정 리스트에 올려 주지도 않았다. 치사뽕이었지만 당일치기도 아니고 4박5일의 백패킹이니 리더의 임무도 막중하리라 이해하며 돌아왔는데 바로 그날 밤에 Bob에게 메일이 왔다. 지난번 함께 갔던 리더 Di에게 확인해 봤는데 검증 되었으니(?) 같이 가도 좋다며.

이번에도 이렇게 간신히 허락을 받은 나는 Bob 이 정해준 카풀대로 목요일 퇴근 후 East Melbourne에서 Deb이라는 여자분을 픽업해서 캠프싸이트로 이동하는 드라이버 역할을 맡았다. 총인원 14명. 차량 5대. 각자 알아서 이동하고 금요일 아침 어셈블리에만 쇼업하면 된다.

목요일 오후 이른 퇴근을 하고 들뜬 마음으로 East Melbourne로 이동, 함께 갈 아줌마인 Deb을 만났다. 그런데 초면인 이 아줌마 낯을 가리시는건지 내가 싫으신건지 참으로 조용하시다. 뭘 물어도 시큰둥에 목석처럼 앞만 보고 앉아 계시니 황당한 침묵 사이로 “세상의 모든 음악"이 수 없이 반복되고 나는 휘영청 밝은 달만 보며 말없이 계속 달린다.

저녁을 먹으러 잠시 작은 타운 take away에 들렀고, 장거리 운전자들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Free coffee 에서 잠시 정차. 오늘 밤 이동할 거리만 400km. 내 생애 가장 장거리 운전일 뿐 아니라 가장 재미없고 지루한 운전길로 남으리라.

중간에 공사구간으로 인해 잠시 정체 되었을 뿐 생각처럼 트래픽이 심하지는 않았다. 가다가 너무 늦으면 중간에 캠프 치고 내일 아침에 일찍 움직이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10시가 조금 넘어 Orbost 에 도착. 우리의 목적지 Raymond Creek Falls는 거기서 다시 한시간이 넘게 들어가야 했는데 이 길이 아주 지랄맞은 비포장 길이었다. 시간은 너무 늦었고 마음은 급하고 거의 난폭운전 수준으로 깜깜한 밤길 비포장 도로를 미친듯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목적지 도착. 시간은 11시 30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헤드렌턴을 켜고 살금살금 더듬더듬 아무데나 텐트를 후딱 쳤다. 일단 빨리 눕고 싶었기에. 산속의 밤공기는 옷을 여러겹 껴입고 침낭안으로 쏙 들어가서 몸을 웅크리게 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 밀려오는 피곤함은 어쩔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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