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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y River 국립공원 #5 Gorge Walk
31 Ma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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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ge Walk

7시 날이 밝았다. 여기서 정말 잠은 원없이 잔다. 10시간을 넘게 자는데 힐링이 안될 수가 있으랴. 실컷 자고 일어나 천천히 아침을 먹고 스트래칭도 하고 여유를 부린다. 오늘 집합은 9시. 게다가 오늘은 Gorge Walk Side Trip이라 배낭을 꾸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여유가 있다.

8시 45분 집합. 브리핑을 하고 9시 출발. 구름이 끼었지만 비구름은 아니고 해를 가려줄 구름이다.

두 분의 베테랑 리더. 지도와 나침판을 들고 오늘의 Gorge Walk을 이끄는 Bob과 늘 그 옆에서 오른팔 역할을 하는 이 클럽의 Vice President Ian.

오늘은 가볍게 Daypack을 매고 걷는다.

발걸음도 가볍게 룰루랄라. (Photo by Ian)

우리가 오늘 걷는 길은 GPS에도 없고 지도에도 없는 길이다. 오로지 목적지와 출발점이 있을 뿐, 우리가 가는 것이 길이다. 길이 험한만큼 River crossing 도 두번이 있었다. 첫번째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발목 정도 오는 얕은 물이었는데 앞서가던 사람들이 신발을 신은채로 그냥 성큼성큼 막 건너는 것이 아닌가? 신발을 갈아신는 것이 귀찮긴 하지만 하루종일 젖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은 더 끔찍한 일이었기에 나는 몇몇의 사람들과 뒤에 남아서 신발을 벗고 건넜다.

그런데 또 다시 나타난 River crossing. 이번엔 중간에 밟을 돌도 있고 Member 님들 다 신발신고 건너시는데 Visitor 주제에 혼자 튀는 짓을 하는 것 같아서 나도 부츠를 신은채로 한 번 건너 보려고 했다. 그런데 신기한일이 벌어졌다. 최대한 물을 덜 밟으려고 첫 돌에 발을 올리는 순간 갑자기 물 아래에 있던 돌들이 마치 징검다리처럼 선명하게 보이는게 아닌가? 워킹폴의 도움을 받아 고놈들을 통통통 밟고 건너는데 성공! Yeah! (Photo by Ian)

두번의 강을 건넌 후 14명 중 나만 신발이 마른 상태다. 왜 이들은 신발을 신고 물을 건너는 것일까? 게으름인지 전통인지 알 수 없다.

강을 건너 다시 험한 길. 나뭇가지를 헤치고 나아간다.

거칠지만 자연스러운 길. (Photo by Ian)

제일 앞에 Bob이 나서서 길을 만들면 그 뒤를 몇명의 남자들이 따라가면서 길을 다듬고 그뒤로 노약자들이 뒤를 따른다. 체력에 상관없이 간격을 유지하며 다같이 걷는다.

너무 앞사람한테 딱 붙어 따라가다보면 밀고 나간 나뭇가지등에 얻어 맞을 수가 있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가야 한다. 거미줄이나 잔나무가지들은 앞에 걷는 사람들이 대충 정리를 해주기 때문에 뒤에 갈수록 편하게 갈 수 있다.

참말로 다양한 장애물이 있다. (Photo by Ian)

험한 길을 헤치고 만난 강가 자갈밭. 험한 길이었다. 잠시 엉덩이를 깔고 휴식 중. 힘은 하나도 안드는데 왠지 정신이 없다.

다시 출발. 나무사이를 때론 넘고 때로는 기면서 요리조리 피해 가는 것. 정신 없는데 걷다보니 이게 은근 재밌다.

드디어 목적지 Gorge에 도착을 했다.

아주 멋진 풍경은 아니지만

암벽을 오가며 Gorge 탐험에 나선 사람들.

이 풍경을 보니 한국의 어딘가에 온 느낌.

잠시 앉아 Gorge를 감상하는데 리더들은 어느새 또 이동할 준비. 어디 저 산꼭대기로 갈 참인가보네. (Photo by Ian)

Gorge를 돌아나와. (Photo by Ian)

산을 그냥 일직선으로 막 타고 올라간다. (Photo by Ian)

산꼭대기에 올라오니 우리가 앉아 있던 곳이 발 아래로 보인다.

앞쪽에 있던 몇명의 남자들이 리더보다 앞서 너무 빨리갔다.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우리는 Lunch time. 각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나도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강을 내려다 보면 준비해간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비스켓, 소시지, 연양갱.

앞서 나갔던 남자들이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 다시 돌아왔다. 리더에게 혼나고 나서는 멋진 곳을 발견했다며 우리를 데려간 곳.

산을 휘감고 U자 형태로 흐르고 있는 Rodger River가 보이는 곳. (Photo by Ian)

이제 하산길. 네명의 수뇌부. David, Ian, Philip, Bob. 오늘의 bush walking의 선두에서 그룹을 이끈다. 나는 방향감각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 되었고, 아저씨들만 믿고 따라간다.

정상에서 다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 더 급경사. 풀더미를 헤치고 내려가는데 그냥 엉덩이를 깔고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편하다.

험한 길을 헤치고,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돌아온 곳. Rodger River Homestead 나무 그늘에서 휴식 하고

기념촬영.(Photo by Ian)

캠프로 돌아온 시각 15시. 저녁 전까지 오후 시간이 널널하게 남았다. 각자 책을 보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하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도 잔디에서 뒹굴거리며 이 오후의 여유를 즐긴다.

저녁이 되자 옆 캠프 사람들이 전기톱으로 장작을 베기 시작하더니 우리쪽에도 몇 개 던져주고 갔다. 불장난을 좋아하는 몇명이 먼저 모여들어 불을 지피자 하나 둘 씩 저녁거리를 들고 불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얘기중 Bob이 보여준 PLB. GPS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송출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장치란다. 실물을 본건 처음이라 일단 사진부터 한 장 찍고. 난 혼자 다닐 생각은 없고 PLB 있는 사람 쫓아다닐란다.

불가에 모여서 젖은 부츠를 말리고 슬슬 저녁을 먹으려고 준비하는데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는 비. 결국 저녁 식사는 각자 텐트에서 하고 나서 우비를 입고 모닥불가로 모여들었다. 역시 캠핑의 꽃은 모닥불이다. 몇몇의 아자씨들은 동북아 정세와 호주의 경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동안 나는 그냥 불에 수건이나 말리고 엉덩이나 지지면서 캠핑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Gorge Walk 7.5km. 짧은 거리의 짜릿했던 탐험. 이번 캠핑에서 가장 큰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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