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Wilsons Prom Overnight Hiking #2 Telegraph Saddle · Little Waterloo Bay
9 Ma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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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egraph Saddle - Telegraph Junction - Little Waterloo Bay - Kersops Peak (Side trip)* 7시. 해가 뜨자마자 어김없이 울어대는 새들. 까옥까옥 까마귄지 뭔지 알수 없는 새소리에 눈을 뜬다. 간밤에 옆싸이트 젊은이들이 떠들어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어디든 등만 대면 자는 나는 역시나 잘 잤다.  해가 뜨고 있다. 캠핑장의 아침.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고요하고도 상쾌한 이느낌. 옆집 Fran은 이미 일어나서 달그락거리며 아침을 먹고 있고 밤늦게까지 떠들던 옆집 젊은이들은 분주하게 싸이트를 철수하고 있다. 우리 출발은 9시. 조금 여유가 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아침을 먹는다. 에너지 소모가 클테니 일단 많이 먹어두는게 남는라는 생각에 평소 먹는 아침의 세 배를 먹는다. 그리고 앞으로 사흘동안 제대로 씻기는 힘들테니 샤워도 해두고. 9시 준비 완료. Di가 예약을 변경한다고 오피스에 왔다갔다 하는 걸 조금 기다리다가 9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한다. Tidal River를 벗어나 약 300m 쯤 떨어진 Overnight Hiker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다같이 이동한다. 우리가 돌아올 곳은 Tidal River인데 여기에 차를 세워놓고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 한단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대장님의 지시를 따를 뿐. 한팀이 먼저 떠나고 우리는 오붓하게 두번째 셔틀을 타고 이동한다. 오베론 베이는 다행히 복구가 되었지만 아직 일반 차량은 통제 중. 셔틀버스가 우리를 Telegraph Saddle 까지 데려다 주었다. 우리는 잠시 개인정비 후 지체없이 바로 출발한다. 아쉽게도 아직도 통제된 길이 있어서 Wilsons Prom Great Circuit 은 불가. 오늘의 목적지 Little Waterllo Bay에 가려면 4W Vehicle Track를 걸어 Telegraph Junction 을 거쳐야 한다. 낯익고도 사랑스러운 뷰. 그린과 그레이의 절묘한 조화. 내 앞에서 걷고 있는 Su 아줌마. 어젯밤에 봤을 때 산더미만한 배낭을 메고 왔길래 이분 어쩌나 했는데 완전 철녀다. 온몸이 근육질, 당최 따라잡기 힘든 속도로 우리를 힘들게 했다. 나도 Su 아줌마 뒤에서 잰 걸음으로 열심히 걷는다. 어찌나 빨리 걸으시는지 사진도 걸으면서 찍는다. 발바닥에 불이나도록 걷는다. 처음엔 2열 종대로 다같이 걸었는데 갈수록 페이스가 차이나면서 1열 종대로 변경. Su, 나, Di, Fran 대열이 내내 지속됐다. 열심히 걷다보니 어느새 Waterloo Bay에 도착. 11km 지점. 나랑 Su가 먼저 도착을 해서 일행을 기다린다.  배낭을 내려놓고 발바닥에 난 불을 꺼준다. 곧 Di와 Fran도 도착. 아름다운 워털루베이에서 잠시 휴식 중. 난 더워 죽겠어 빨리 가고 싶은데 아줌마들은 바다구경에 넋이 빠지셨다. 목적지까지는 아직 1km정도 남았다. 모두 함께 조금 천천히 걷는다. 아줌마들 체력이 비욘이매진이다. 나는 장비도 최신식에 아줌마들보다 적어도 이십년은 젋은데 간신히 속도를 맞출 수 있는 정도. 풍경에도 감탄하면서. 바닷가에는 신기한 돌들이 많았는데 내가 이름붙인 이 바위는 만두바위. 어떻게 저렇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워털루 베이를 등지고 우리는 리틀 워털루 베이로 가는 중.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캠프싸이트에 도착했다. 지친 내가 퍼져있는 동안 Su와 Di는 주변 정탐. 배낭을 내려놓자마자 사라지길래 더 좋은 사이트를 찾으러 갔나 했더니 돌아와서는 물을 뜨러 가자고 한다. 나는 500ml도 안되는 물통 달랑달랑 들고 따라나섰는데 이 아줌마들은 모두 저런 물가방(?)을 준비해왔다. 배낭에 없는 것이 없는 Su 아줌마가 나의 작은 물통을 보더니 불쌍했는지 여분의 블래더가 있다면서 하나를 빌려주셨다. 사이트 구축. 한시반이나 되었나. 12km 남짓 걷는데는 세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오후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자유시간. 텐트를 치고 점심을 먹다가 Su아줌마가 Kersops Peak로 side trip을 제안했다.  다이앤의 말로는 왕복 5km. 풋 5km. 식은죽 먹기요 깽깽이로도 가겠네. 아직 고생을 덜 한 나는 콜! 로 받았다. Di와 Fran은 수영을 한다고 해서 우리 둘이 출발. 그리하여 Su와 나 둘이 나선 Side Trip. 바닷가에 나오니 모래가 눈부시다. 걷는데 정말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난다. 스퀴키 비치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바로 그 소리. 워털루 베이와 리틀 워털루 베이가 한번에 보이는 길. 아직은 좋다. 배낭을 내려놓은 철녀 Su는 거의 뛰는 속도다.  이분의 장딴지 근육을 보라. 황새 따라가느라 뱁새 가랭이 찢어지는 중. 어라. 길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난이도 중.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이런 난코스도 있다. 거의 최대 속력으로 한시간 정도를 걸었는데 이상하게 목적지는 아직 먼 것 같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길. GPS를 확인해 보니 이미 5km를 넘게 걸었다. 뭐지 이상한데. 결국 5.5km를 넘게 걷고서야 Kersop Peak에 도착. 결국 바위에 드러 누웠다. 신발을 벗어보니 새끼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없는게 없는 Su 아줌마, 뒷주머니에서 물집 방지 반창고를 꺼내 건네준다. 아줌마 짱. 돌아오는 길은 다행히 내리막길. Sue가 오르막에 강한 반명 나는 내리막에 강하다. ㅋㅋ 발가락엔 불이 나고 있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선두에서 걷는다 아니 뛴다. 오시반. 리틀 워털루베이에 도착하자마자 Su는 수영을 하겠다고 수영복으로 갈아 입는다. 나도 도저히 바다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수영복도 없는 주제에 옷을 벗어 던지고 속옷 차림으로 바다로 뛰어든다. 시원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달궈진 몸을 식히고 있으려니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 하다. 바로 이것이 자연의 맛. 오늘 걸은 거리 토탈 23km. 무리무리무리데쓰. 걸어도 너무 많이 걸었다. 배낭 메고 걸은 12km보다 배낭 없이 걸은 11km가 더 힘들었다. 점심 먹고 바로 출발했는데 돌아오니 다시 저녁 먹을 시간이다. 냇가에서 대충 소금기를 씻고 물을 받아왔다. 그냥 마실 생각이었는데 Su 아줌마가 친절하시게도 정수 알약을 주시겠단다. 앞으로 이 아줌마만 따라 다녀야 할 것 같다. 지는 해지만 아직 해가 남아있어 저녁 준비에 앞서 땀에 젖은 옷도 대강 빨아 넌다. 저녁은 한국마트에서 산 비빕밥.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저녁을 먹고 대강 치우고 8시쯤 굿나잇을 한다. 해가 지면 딱히 할 일도 없을 뿐더러 회복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잠. 해보니 결국 잠이 보약이다. 빨리 자야 짓눌린 발도 쉬고 지친 근육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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