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45km 하루에 걷기 · Around the Prom in a Day
8 Ma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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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었다. 3일 코스인 45km의 산길을 하루에 걷는다는 것. 그저 뭔가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덜컥 신청했다. 결론은. 내가 기억하는 가장 힘든 하루였다. Difficult 아니고 Hard도 아닌 Painful을 처음으로 겪어본 날. 마지막 3km는 정말 발가락의 물집 때문에 한발 한발이 고통스러웠다. 빨리 끝나기만을 바랬을 뿐.

그룹의 페이스에 맞춰 내 상태와 상관없이 걷고 쉬어야 했던 것. 후반부에 물을 많이 못마신 것과 쉬고 싶을 때 못쉬고 안 쉬고 싶을 때 쉬어야 했다는 것이 힘들었던 점. 부쉬워킹 경력 1년 된 풋내기로써 2-30년된 베테랑들의 페이스를 맞추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

어쨋든 해냈고, 살아 돌아왔고, 앞으로 매년 3월 도전할 예정.

Route. Tidal River 출발 - Telegraph Saddle - Windy Saddle - Sealer Cove - Refuge Cove - Kersop Peak - Little Waterloo - North Waterloo - Oberon Bay - Norman Bay - Tidal River

간밤엔 10시가 넘어서 도착하는 바람에 살금살금 주차를 하고 텐트도 빈공간에 대충 쳤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우리의 캠프싸이트 70은 텐트와 차가 어우러져 참말로 가관.

간단한 브리핑을 마치고 7시 출발.

Tidal River를 출발해 Telegraph Saddle 까지 그냥 미친듯이 걸었다. 준비물 때문에 약간 늦게 출발했는데 따라잡느라고 애먹었다. 시작하자마자 탈진 할 판. 다리에 쥐가 다 났다.

드디어 4km 오르막 끝에 Telegraph Saddle에 도착했다. 끊임 없는 오르막에 등에 땀이 줄줄 나고 얼굴은 불타는 고구마.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이분들 참으로 여유롭게 Nice Warm Up이었다며. 휴.

내리막에서는 보통 젊은 사람들이 빠른 편인데다 초반 오르막으로 Warm up을 심하게 한 상태라 그 속도의 발이 멈추질 않았다. Liela와 나는 그 기세를 몰아 행진에 또 행진. 함께 선두에서 걷다가 Sealer Cove에 도착했다.

느긋하게 자리 깔고 앉아서 모닝티를 하고 있노라니 갑자기 서두르는 몇몇 사람들.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우리가 건너야 했던 River가 만조로 인하여 물이 허벅지까지 오는 상태. 바지를 벗고 속옷 바람으로 행진 중.

다리가 짧은 나는 속옷까지 젖었다.

물을 무사히 건너고 다시 개인 정비 중.  구름과 산과 바다 그리고 강. 참으로 멋진 조화다.

강을 건너 숲으로 들어오면 바로 Sealer Cove Camp Ground. 물이 필요한 사람들이 물을 보충하는 동안 몇몇은 물집을 정비한다. 일명 Blister Break. 이럴 때마다 틈틈히 먹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다음 목적지 Refuge Cove에 가는 길은 다시 오르막과 내리막.

열라게 오르막을 오르다 잠시 휴식. 난 아직 쉴 타이밍이 아이었기에 일찍 일어나서 주변을 서성댄다.

열심히 걸어서 어느새 Refuge Cove 에 도착. Sealer Cove로부터 약 6.4km 떨어진 지점.

Refuge Cove Camp site. Toilet Break. 잠시 쉬면서 전열을 가다듬는다.

또다시 오르막. 등뒤로 Refuge Cove가 내려다 보여서 멋지긴 한데 경치를 즐길새도 없이 걷는다. 처음 오는거였음 무척 억울했을 뻔.

Kersop Peak. 급경사를 오르느라 지친 몇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side trip으로 Kersop Peak에 올랐다. 난 뷰보다는 캐쉬를 하러 왔는데 가시덤불을 헤매이다 결국은 못찾았다는 슬픈 전설.

발가락이 아픈 내리막을 후다닥 걸어서 한 번 와봤따고 익숙한 Waterloo Bay에 도착을 했다.

Waterloo Bay Camp site. 여기서 마지막으로 물을 채운 후 우리의 마지막 롱런을 준비.

잠시 beach walk을 하다가 이제 내륙으로 진입.

걷는 풍경이 다르다.

Telegraph Track junction. 모두가 지친 가운데 잠시 휴식. 서로 간식을 나누고 응원하면서 다시 출발.

드디어 내륙을 가로질러 Oberon Bay에 도착.  발이 불편한 사람들은 신발을 벗고 백사장을 걷는다.

마지막 creek을 건너고 신발을 신으려 보니 발에 잡힌 물집. 대충 밴드로 또 다시 동여매고 출발. 여기서부터 마지막 3km. 고난길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뱀을 만났건만 뱀이고 나발이고..

드디어 우리의 종착지 Norman Bay가 보인다.  어서 빨리 저 백사장을 맨발로 걷고 싶을 뿐. 고고고!

맨발로 걷는다. 힘들다. 터벅터벅.

12시간전에 출발한 우리의 사이트에 도착. 오늘 걸은 거리 45.54km. 기특하구나.

영광의 물집. 신발이 문제인지 꼭 발가락에 물집이 생긴다. 물집을 옷핀으로 터트리고 응급 처치. 스트레칭하고 씻고 9시가 다되어서야 저녁을 먹었다. 밥맛도 없는 신기한 날.  그냥 쓰러져 잔다.

다음날 아침. 철수를 하고 몇몇은 오늘의 일정 10km를 접고 일찌감치 나서기로 했다.

내 발 상태도 그랬지만 동행인 Leila의 발 뒷꿈치도 이런 대박만한 물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나를 응원하던 이 여자.

9시가 안되어 우리는 멜번으로 출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