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toria의 가장 높은산, 듣기만 했던 그 이름. 드디어 Mt. Bogong에 갈 기회가 생겼다. 게다가 처음으로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과 떠나는 백패킹. 갈길이 멀지만 금요일 퇴근 후 출발하기로 했다. 퇴근 하고 저녁을 먹고 짐을 챙겨 근호님 집으로 가니 이미 대문앞에 나와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 두분. 근호님은 구면, 준민님은 초면.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7시에 정확히 출발한다.
Friday night. 차주가 운전대를 남에게 맡기는데 주저함이 없이 돌아가며 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가는 밤길은 두 남자가 번갈아가며 운전하기로. 중간 맥도날드에서 10분 정도 쉰 것을 포함 네시간 조금 더 걸린 11시 10분쯤 Mountain Creek Picnic Area에 도착했다. 근호님은 차에서 잘준비, 우리는 쏜살같이 20여분만에 텐트를 쳤다. 내일 만나요.
다음날 아침 7시쯤 기상하여 아침을 각자 먹고 예정대로 0830 출발.
산 입구에서 출발 신고를 마치고 출격.
Picnic Area에서 Staircase Spur 시작점까지 약 2km 구간은 off track으로 완만한 오르막인데 거의 표시 안나는 오르막이라 웜업에 아주 좋았다. Mountain Creek을 따라 걷는동안 건너는 물은 차량으로 건널 수있을 정도로 얕지만 다리가 놓여져 있어서 하이커들에게도 편안한 길이다.
Starcase Spur 약 30여분의 워밍업을 마치고 Starcase Spur 시작점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는 약 6km. 6km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론 7km가 넘었다.
겉옷을 하나 벗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영차영차. 오르막길 체력소모를 예상하여 아침을 좀 많이 먹었더니 속이 거북하여 페이스 조절이 힘들었다. 틈틈히 쉬면서 열심히 오른다.
날씨 이상 무.오늘 Bright 지역에 shower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Bivouac hut. 딱 두시간만인 11시에 Bivouac Hut에 도착했다. 우리는 Hut 마당에 앉아서 약간 이른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보통 부쉬워킹을 가면 휴식은 30분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여유로운 한국 남자들이 잡은 이곳에서의 휴식시간은 약 1시간 30분. 밥먹고 한 숨 자도 될 시간이다. 두남자가 hut에 들어가 난로에 불을 피우는 동안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오두막 지붕을 바라보며 햇볕과 바람을 즐긴다.
밖에 앉아 있자니 땀이 식어 어느새 한기가 느껴진다. Hhut으로 옮겨 불가에서 몸을 데우고 있다가 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는 조금 서둘러 남은 길을 나선다.
다시 정상으로 출발. 현재시각 1220. 남은 코스는 정상까지 약 3km. 그리고 hut까지 약 4km. 아직 갈길이 먼데다 밥도 먹었겠다, 구름이 가까이 오기전에 빨리 가야겠다는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예상대로 우리는 구름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 수 없는 찬공기가 산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 사이사이로 드러난 산의 굴곡이 가슴을 뛰게 했다.
바람이 불면서 구름을 걷어내면 잠깐씩 이런 멋진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구름사이로 나타난 파란 하늘이 더 예쁘게 느껴진다.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으며 풍경을 즐긴다. 구름이 바람처럼 스쳐지나가고 뒤를 돌아보면 그 사이로 구비구비 푸른 산이 절경이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펼쳐지는 알파인 뷰가 장관이다.
Geocaching. 정상을 약 1km 정도 남겨놓고 지오캐싱에 나섰다. GPS 에 넣어온 3개의 cache중 첫번째.
트랙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었는데 두 남자가 흔쾌히 따라 나서서 나보다 더 열심히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요즘 캐슁 성공율이 무척 낮다. 특히 누가 같이 오면 못찾는 징크스같은게 있다고 할까.
아쉽지만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기에 사진을 몇장 찍고 다음 캐쉬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나머지 빤히 보이는 정상까지의 1km. 능선으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보이는 곳이 Mt. Bogong의 정상이다.
그리고 쉴새없이 밀려오는 구름. 그래도 배낭 무게가 있고 계속 움직이니 춥지는 않았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구름속으로 속으로. 구름 뒤로 살짝 보이는 풍경이 아쉽다.
쉴새 없이 왔다가는 구름 때문에 풍경이 자꾸 바뀐다. 돌아보면 여기가 어딘가 싶을 정도로 새로운 뷰가 펼쳐져 있다.
숨을 고르며 트랙이 끝나는 삼거리 교차로(?)에 도착했다. 저 멀리 보이는 돌무덤(?)이 Mt. Bogong의 정상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정상까지 갔다오기로 했다. 다행히 위로는 파란 하늘이 보인다. 구름과 구름사이에 있는 우리. 배낭이 없으니 발걸음은 날아갈 것 같지만 더 춥게 느껴진다.
Mt. Bogong 정상. 1430. 정상에 도착. 해발 1989m.
다행히 낮은 구름 아래로 Alpine Nation Park의 산맥이 내려다 보인다.
다같이 기념 사진 촬영. 내가 캐슁을 하는 동안 두 남자는 휴식 중. 이번 캐쉬도 찾지 못했지만 간식으로 에너지 보충 후 정상에 선 기쁨으로 충분하다.
Hut으로. 이제 오늘의 숙영지 Cleve Cole Hut으로, 준민님의 말에 따르면 약 한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고. 거리는 약 4km.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부담이 없고 무엇보다 풍경이 좋았다.




해를 등지고 걸으며 햇살 받은 알파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정상에서 hut까지의 걷는 길이 나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다. 내리막길이라 체온이 조금 떨어지고 추운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속도를 늦추고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걸었다.





Cleve Cole Hut. 정확히 한시간만에 Hut에 도착했다. 헨젤과 그레텔이 생각나는 돌로 지은 오두막.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숲속의 오두막이다.
우리도 잠시 들어가 분위기 점검.
우리는 hut 뒤편의 넓은 잔디밭에 텐트를 쳤다.
8인용 침상 있고 한켠에 Mt. Bogong club 멤버 전용 작은 방이 있고. 태양열 이용한 할로겐 전등. 벽난로. 테이블. 샤워실. 조리대. 가스렌지. 휴대폰 안테나 등이 구비된 훌륭한 시설이다.
짐을 정리하고 몸을 녹이러 Hut으로. 저녁식사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난로가에 앉아 몸을 녹인다. 그 뒤로 계속 배낭을 맨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고 옷을 hut은 곧 사람들로 꽉 차서 붐비게 되었다. 우리는 해가 떨어지기 전에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모닥불이라도 피우면 정말 딱 좋을 것 같은 밤인데. open camp fire는 금지라 그나마 따듯한 각자의 텐트로 해산.
둘째날 아침. 7시가 다되가는데 밖이 어둑어둑하다. 누워서 뒤척대다가 일출이라는 소리에 밖으로 나와보니 해가 뜬건지 암튼 순식간에 먼동이 밝았다. 동계 텐트와 동계 침낭에다 준민님이 준 핫팩까지, 제대로 싸매고 잔 덕분에 추운 줄 모르고 잘 잤다.
바깥 기온은 영하 2도. 호주에 와서 처음보는 숫자다.
곧 싸리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비가 아님을 감사하며 얼릉 텐트를 철수.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예정대로 9시 전에 출발한다. 조금 늦게 출발할 것을 그랬다.
싸리눈이 섞인 바람이 무척 강하게 불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뒤에서 밀어주어 걷는 길이 한결 수월했다. 한참 걷다보니 엉덩이와 뒷허벅지가 얼어버린 느낌.
이 거센 바람은 배낭 커버도 벗겨 버리는 무서운 바람이었다.
바람을 등지고 약 4km를 걸어 Eskdale Spur가 시작되는 지점에 섰다. 남극 정상에라도 온 기분이다. 이 능선을 내려가면 바람이 조금 잦아들 것 같아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바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그렇게 내내 구름 사이를 걷다가 어느순가 마술처럼 구름이 사라지고 산 아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계속 구름 바람이 불어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예상치 못한 풍겨에 모두 기분이 업업.
돌아보니 많이 내려왔다. 해가 높이 떠오르고 바람이 잦아지니 이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나 내려왔을까. 바람이 거짓말처럼 잦아 들었다.
Michelle Hut. 반정도 내려왔나. 한시간 반만인 1030에 Michelle Hut에 도착했다. 바람에 시달려 정신 없던 우리는 잠시 쉬면서 땀을 식히고 정신을 차리고 가기로.
하산완료. Eskdale Spur가 끝나고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는다.
정상의 그 바람은 오늘 아침 맞어? 햇볕을 받으며 너무나 평화로운 오후의 숲길을 걷는다.
주차장에 도착. 오늘 정확히 15km를 움직였다.
몇번 지나다닌 풍경인데 이번엔 한 번 올라갔다 왔다고 Mt bogong의 정상이 또렷히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씨가 한 몫을 한다.
Bright으로 넘어가는 도로의 전망대에서 마지막으로 눈도장.
늦은 점심을 위해 Bright 에 도착. 정상서부터 맥주 노래를 부르던 두 남자 덕분에 오늘의 점심은 호주식 치맥.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 공원 한켠의 피크닉 테이블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끝.
Mt. Bogong Walking notes
- 난이도 중. 어렵거나 위험한 코스는 아니지만 힘든 코스. 경사가 있어서 체력 소모가 큼.
- 이동거리. 첫째날 13.5km. 둘째날 14.5km. Mountain Creek - Summit 까지 8km 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 거리 약 9.5km.
- Creek과 hut에 빗물탱크가 있어서 급수 문제 전혀 없음. 구간별 마실만큼만 들고 가면 됨.
- Mountain Creek Picnic Area 화장실, 물탱크, 피크닉 테이블 있음. 무료.
- Mountain Creek Picnic Area에서 Staircase Spur 시작점까지 약 2km 구간은 경사 거의 없음.
- 2km 구간에 몇개의 creek을 지나는데 4륜구동으로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깊이. 나무 다리 있음. creek 에서 급수 가능.
- 2km 지점부터 정상 까지는 계속 오르막.
- Bivouac hut 은 emergency 용. 주변 잔디에 캠핑 가능. 화장실. 빗물탱크 급수 가능. hut 안에 난로와 뗄감을 위한 연장이 있음.
- 정상에 다다르면 급격히 온도가 낮아짐.
- 정상에서 Cleve Cole Hut 까지 약 SE 4km 완만한 내리막 구간. 멋진 alpine 풍경을 볼 수 있음.
- Cleve Cole Hut. 8인용 침상 있고 한켠에 Mt. Bogong club 멤버 전용 작은 방 있음. 태양열 이용한 할로겐 전등. 벽난로. 키친. 샤워실. 조리대. 가스렌지. 휴대폰 안테나 있음. hut 뒤편으로 넓은 캠핑장. 무료.
- Mitchell Hut. Eskdale Spur로 내려오는 중간 지점에 위치. 벽난로 있음. 빗물탱크 급수 가능.
- 무료라서인지 전체적으로 화장실 관리상태 썩 좋지 않음. 화장실에 휴지 없음.
- Eskdale Spur 코스는 creek에 다리가 없어 crossing 해야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