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Debbie네서 쌀라미Salami와 치즈를 참 많이도 축냈다. 그래서 올해는 겸사겸사 Salami weekend에 동참해 노동력으로나마 보탬이 되기를 자청했다.
Salami Weekend. 오늘 6월 14일은 이미 두어달 전에 선택되었는데 그 이유는 “겨울로 접어드는 보름달이 뜨는 어느날” 이기 때문. 우리나라의 김장같은 느낌이랄까. 초겨울에 일년간 먹을 염장 식품을 만드는 전통.
백수 Debbie는 금요일 오전에 떠나고 나는 토요일 아침에 Wonthaggi로 따로 가기로 했다. 이 모든 작업의 지휘자인 Debbie가 남자친구인 Paul의 집을 “우리집"이라고 하면서, 올해는 자기 집에서 작업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나는 주소만 받아들고 Paul네 집으로 향했다.
아침 9시30분쯤 도착하니 이미 주방을 접수한 Debbie. Paul은 오간데 없고 Gardner Family 네명이 주방에 모여 투닥투닥 작업 중이었다.
올해 준비된 돼지고기는 30kg. Pepper, Chilli, Wine. 세가지 각각 다른 양념으로 10kg씩 준비. 지난밤에 이미 고기를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오늘은 이 고기를 Salami skin에 넣어서 걸어두는 작업이다.
잠시 Debbie가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다. 한명은 Meat mincer에 고기를 넣고 꾹꾹 눌러주고 다른 한명은 아래쪽에서 고기를 채운다.
Salami Skin. 이걸 준비하느라 손가락에 물집까지 생겼단다. 쭈굴쭈굴한 이것은 진짜 창자는 아니고 플라스틱이라서 먹을때 벗겨내고 먹는다. 껍질을 부드럽게 하고 살균을 위해 미리 준비한 와인에 살짝 젹셔서 사용한다.
Debbie로 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처음엔 구멍도 못찾고 고기를 다 흘리고 난리를 쳤지만 금새 요령이 생겼다. 틈틈히 고기도 올려야 하고 꾹꾹 쑤셔 넣으려면 팔도 아프다. 잘 분쇄되지 않는 부위로 입구가 막히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청소도 해줘야 하고 스위치 조절도 해야하고 바쁘다. 그래도 재밌는 작업이라 시간이 금방갔다.
Tea Time. 준비된 30kg 중 15kg 정도를 마치고 과열된 meat mincer를 쿨다운 하기 위해 잠시 티타임.
마침 작년에 만들었던 마지막 Salami가 나왔다. Debbie네서 수도 없이 먹었던 그 쌀라미.
다시 시스템 가동. 철저한 분업 시스템이다. 고기를 채우는 팀과 마무리 하는 팀. 한쪽에서는 고기가 담겨진 살라미 스킨의 끝을 실로 묶고 적당한 크기로 분리하는 작업을 한다.
그렇게 완성된 Salami. Curly와 호흡을 맞춰 20kg를 뚝딱 해냈다. 끝나고 나니 팔이 뻐근할 정도로 힘을 썼다. 뿌듯.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환상적인 팀웍이었다고 자화자찬 하면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Salami는 그늘지고 바람이 잘통하는 곳에서 말리면서 늘 보살펴 줘야 하기 때문에 완성된 Salami를 들고 그 일을 담당할 Curly의 작업 창고로 이동했다. 미리 준비된 천장 갈고리에 Salami를 하나씩 건다.
각 10kg씩 아주 이쁘게 떨어졌다. Salami는 여기서 4주 동안 말려지고 우리의 Beer O’clock에 오를 예정이다.
아름다운 Salami를 감상하며 Salami Weekend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