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ration Trail 떼라이딩
자전거 여행. 이번엔 준민씨가 먼저 Torquay로 가자고 의견을 냈다. 엉덩이가 근질근질하던 찰나 얼씨구나 따라나서기로. 작년처럼 1박2일로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아서 동호회에 주말 투어링 공지를 올렸지만 선뜻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지난번처럼 코스를 구간으로 쪼개서 구간 라이딩을 가능하게 했다. 무릎부상을 회복하신 Jason 님을 선두로 8명의 회원님들이 구간 참가 의사를 밝혀, 총인원 10명이 Federation Trail (Footscray - Hoppers Crossing) 구간에 함께 하기로 했다.
출발 지점은 Footscray 9시. 8시30분. 준민씨가 이번 여행을 위해 특별히 장만한 바이크랙에 자전거를 싣고 나타났다. 집 앞에서 짐을 챙기고 있는데 Debbie가 파자마를 입고 나와서 응원해 주었다. 날씨가 아주 뷰티풀하다며 잘 다녀 오라고.
마리비농 강가를 달리려니 바람이 없는데도 아침 공기가 무척 차갑게 느껴졌다. 집합 장소에 도착하니 정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을 포함해 새로 오신 회원님들까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역시 청춘 회원들은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숏을 입고 나타났고, 연로한 회원들은 긴팔은 물론 마스크에 목도리까지. 라이딩 복장이 나이를 가늠하게 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푸른님을 기다리는 동안 그 뷰티풀하던 날씨는 어디로 가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 멜번의 날씨란.
인원이 다 모이자마자 바로 출발. Federation Trail의 Brooklyn 에서 Yarraville 구간이 작년 말에 완공이 되어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몇 번 달려본 적이 있지만, 아직 전체 Trail이 완공이 안된 상태라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이 있었고, 새로 증설된 구간은 나도 달려본 적이 없었다. 주변 도로 사정은 잘 알고 있었지만, 혼자하는 라이딩이 아니기에 만약을 대비해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전날 밤에 집에 오는 길에 잠시 들러 도로 사정과 루트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Footscray 를 출발하여 Fogarty Ave 까지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은 골목길을 이용해 안전하게 움직이기로 했다.
10명이면 그리 큰 무리도 아니지만, 로드 라이딩과 수신호가 아직 익숙치 않은 회원 몇 명과 초보라고 자칭하는 신입 회원도 두 명 있었다. 여러 명이 이런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각자의 페이스와 도로사정에 따라 흩어지게 되는데, 뒤쪽에서 잘 오고 있는지 뒤쳐지는 사람이나 안전 사고는 없는지를 챙기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임무다. 다행히 친절한 남성회원 곽경님이 뒤쪽을 맡겠다고 해주니 마음이 든든. 토요일 아침이라 차량 통행이 드물고 전날 밤에 와서 한 번 봐둔 덕에 길을 헤매지 않고 Federation Trail 시작점에 도착했다.
단체 사진을 한장 찍고 자유롭게 출발. 자 이제 방해하는 차도 없고, 길 잃을 염려도 없으니 맘대로 가세요.
맨앞에서 셀카 시도. 깨알같이 10명이 다 나왔다.
춥다. 롱라이딩을 감안하여 오늘은 긴팔 하나를 덜 입었는데 땀나게 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체온이 좀처럼 올라가질 않는다. 이번 라이딩 복장. 평상시 출퇴근에 입는 옷 (얇은 쿨맥스 긴팔 + 겨울 저지 + 바람 막이) 에서 중간 겨울저지 대신에 반팔 저지를 입었는데 이게 보온과 방풍을 못하는데다 손등까지 내려오는 소매도 없고 등쪽도 길이가 짧아져서 여기저기로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전체적으로 체온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 의상 선택 실패.
반쯤 달렸나. 잠시 휴식. 이 Federation Trail에는 마땅히 쉴만한 곳이 없다. 25km로 짧은 구간이긴 하지만 화장실도 없고 개수대도 없어서 어디서 잠시 쉬었다 가기가 애매하다. 우리는 트레일 옆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시 쉬며 꽁꽁 얼어버린 발가락에 잠시 휴식을 준다. 땅도 아직 젖었고 비구름도 그대로다. 햇볕이 좀 나길 바랬지만 구름에 가려진 해는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언제나 간식에 후하신 경수님이 제공하신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누구 종아리가 닭봉이니 뭐니 하는 농담 따먹기를 하다가 다시 출발.
로드 바이크로 시속 15km로 달리기도 참 힘든 일이라 몇 명은 앞서 치고 나갔고 나머진 그룹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런두런 얘기도 하면서 샤방라이딩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이 Federation Trail의 한가지 특징은 하수시설을 따라 만들어 졌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달리다보면 가끔 고약한 냄새가 난다. 트레일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중간에 신호등을 여러개 건너야 하는 것도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이다. 달릴래야 달릴 수가 없는 트레일. 토요일 아침 신나게 달리기엔 비치로드만한 데가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게 그나마 서쪽 지역에 유일하다시피 한 트레일인데 노면상태나 편의시설 면에서 여러가지로 아쉬운점이 많다. 달리면서 보게되는 주변 풍경도 고물상, 폐차장, 공장 뭐 이렇다. 딱히 달리고 싶은 길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한적하고 안전하니까.
어느덧 Hoppers Crossing에 도착해 큰 길로 나왔다. 원래 목적지는 Werribee 맥도날드 였지만 Hoppers Crossing에서 해산을 하는게 멜번으로 돌아가는 코스에도 편리하고 우리도 Federation Trail을 이어서 탈 수 있었기 때문에 Hoppers Crossing 맥도날드에서 라이딩을 정리하기로 했다.
아주 맘에 드는 사진. 형광옷을 입은 건모퓔의 준민씨가 포인트다 ㅋㅋ
Hoppers Crossing McDonald
커다란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면서 카페인도 충전. 화장실도 이용은 물론 간단하고 빠르게 고칼로리의 연료를 섭취할 수 있고 어딜가도 비슷한 맛의 커피도 즐길 수 있으니 라이딩의 휴식지로는 맥도날드가 최고인 것 같다.
집으로 갈 사람과 Torquay로 갈 우리를 빼고 나머지는 Altona를 거쳐서 멜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가겠다던 몇 명도 대세에 맞춰 다같이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서로의 안전 라이딩을 기원하며 해산. 여기서부터는 우리도 이제 지도를 보면서 가야한다. 자 출발.
Topic: torquay-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