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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quay 자전거 여행 #2 To Torquay
21 J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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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링의 시작

떼라이딩을 해산하고 이제 둘이 달린다. 우리는 Federation Trail이 끝나는 지점까지 마저 트레일을 달리기로 했다.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오늘 우리는 속도보다는 풍경과 안전을 우선에 두기로 했다.

Torquay를 가기로 하고 출발 몇일 전에 준민씨한테 연락이 왔었다. M1(Princes Fwy)을 자전거로 못 달리는거 아니냐고. 동료들과 얘기하다가 M1 타고 간다고 했다가 욕을 먹었다면서 카운슬과 빅로드에 문의 했는데 역시나 안된다고 했단다. 응? Around the Bay도 이 길로 달리고 작년에도 이길로 몇 번을 달렸는데 갑자기 안될리가? Westgate bridge를 포함한 Westgate Fwy는 자전거가 달릴 수 없는 길이지만 그 이후의 Princes Fwy는 자전거가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역시나 Federation Trail이 끝나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M1으로 올라왔다. 자전거 금지 표시는 없없다. 오히려 Left shoulder로 달리라는 표시판이 있었을 뿐. 예전에도 몇 번 달려봤지만 back road 보다 오히려 고속도로의 갓길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엔 더 편하고 안전한 것 같다. 특히 여기 이 구간은 debris도 거의 없이 노면 정리가 잘 되어 있었고 갓길을 쓰는 건 자전거뿐이라 방해 받는 것이 없어서 좋았다.

갓길로 달리면 차들이 달리면서 만들어내는 공기의 흐름 때문에 왠만한 역풍이 아니고서는 한결 수월하게 페달링을 할 수가 있다. M1을 잠시 신나게 달리다가 back road의 여유로움과 뷰를 즐기기 위해 Little River Exit에서 빠져나와 Old Melbourne Road 를 달리기로 한다.

Old Melbourne Road

Old Melbourne Rd는 따로 자전거길은 없지만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2차선이라 차들이 알아서 피해간다. 복잡한 대로를 벗어나 좀더 나은 풍경을 즐기려면 약간 둘러가도 이 코스가 딱이다. 이 쭉 뻗은 길을 보라. 천천히 달리며 고개를 돌려 들판에서 놀고 있는 양떼들을 구경하고 길가에 핀 들꽃에 손을 뻗을 수도 있다.

검은 비구름과 같이 가는 것 같더니 이내 비가 쏟아졌다. 큰비는 아니었지만 옷이 젖으면 몸이 피곤해지기 때문에 페니어에서 우비를 꺼내 입었다. 기상예보엔 비소식이 없었는데.. 혹시나 해서 넣은 우비를 입게 될 줄이야. 다행히 조금 달리다보니 비는 금방 그쳤지만 오늘 날씨 참 변덕스럽다.

한적한 시골길을 세월아 네월아 달리다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도 지났다. 달리면서 주섬주섬 계속 먹었기 때문에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Lara에 들러서 점심도 먹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해서 타운으로 잠시 들어왔다. 점심은 Subway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로 해결. 이제 날도 개었고 배도 부르니 Geelong까지 신나게 달려보자~!

Lara에서 타운을 벗어나 C114를 따라 내려오다가 A10(Princes Highway)을 탔는데 여기는 갓길도 없고 자전거 길도 없는 골치 아픈 구간이다. 낮이 되어 차량통행도 많아졌는데 이 길을 달리는 것이 부담이 되어 우리는 안쪽으로 난 비포장 트레일을 잠시 달리다가 가까스로 한적한 Station st.로 들어왔다. Station st.가 끝나고 C115를 잠시 타고 다시 A10을 만났다가 Bell Pde.에서 해안도로로 들어왔다. 아 여간 복잡한게 아니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순간 둘다 급 흥분. Yay!

평화로운 Geelong Ocean View

Pier가 보이는 바닷가에 잠시 정차했다. 늘 낚시하러 오던 곳인데 여기에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준민씨는 엄청 감격스러워했다.

아침엔 춥고 비도오고 해서 걱정했는데 앉아 있으려니 새삼 드는 생각. 오길 잘했다. 왠지 이제 정말 다 온 것 같은 기분. 남은 거리 약 20km. 한 시간 반 정도만 더 달리면 된다.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다시 출발한다.

이제 Torquay로 가는 길은 그냥 직선길. 잠깐 타운을 지나야 하는데 지도를 보니 Moorabool St.를 쭉 타고 가면 Barwon River를 건너 Surf Coast Hwy로 연결이 되고, 그걸 타고 그냥 일자로 쭉 내려가면 거기가 Torquay다. 길어서 좀 지루하긴 하겠지만 자전거 도로가 나 있어서 맘편하게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앞에서 달리다보니 준민씬 이제 에너지가 다했는지 뒤에 코딱지만하게 보인다. 혼자 그림자 놀이를 하며 랄랄라 페달링.

드디어 Torquay에 도착했다. Yay!

타운을 지나 숙소로 가는 길. 해는 어느덧 서산으로 저물어 가고 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예상보다 좀 늦어지긴 했지만 해가 떨어지기 전엔 도착할 것 같다.

길고 긴 Surf Coast Hwy를 달려 캐러반 팍에 도착한 시각 정확히 5시. 입구에 자전거를 세우고 아주 잠시 이 감격의 순간을 만끽한다. 오피스에 들어서니 직원들이 친절하게 반겨준다. 어디서 왔고 얼마나 달렸고 어디로 가는지 등 몇마디 주고받고 시원한 물도 한잔 주길래 원샷.

이 숙소는 지금까지 와번 캐러반팍 중에 제일 큰 것 같았다. 우리 사이트는 바닷가 바로 옆이다. 싸이트로 가보니 역시 아무도 없다. Powered Site지만 우리는 뭐 전기쓸 일이 없으니.

후딱 텐트를 치고 나니 이내 날이 어두워졌다.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고 저녁을 먹으러 숙소 밖으로 나왔다. 근처에도 레스토랑이 몇개 있었지만 타운에 맛있는 타이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서 좀 걷기로 했다. 준민씨가 은근 세심하게 맛집을 잘 찾는다. 나는 뭘 먹어도 별로 상관 없었지만 조금 걷는 것도 상관 없었기에 아무래도 좋았다. 그래도 오늘같은 날은 이왕이면 맛있는 걸 먹어줘야지 않겠어?

10분쯤 걸었나?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깜깜한 골목길을 지나니 불 밝은 타운이 나타났다. 개미 새끼 한마리 안보이더니 동네 사람들이 다 여기에 모여 있는 듯. 북적북적한 것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약이 꽉차서 자리가 없단다. 직원을 붙잡고 불쌍한 표정을 지었더니 어렵게 테이블을 만들어 줬다. 히히. 단 45분 안에 식사를 끝내야 한다는.. 우리는 신속하게 구석에 자리를 잡고 오늘의 무사고 라이딩을 자축하며 맛있는 저녁 식사를 즐겼다.

잘 안나왔지만 아주 예뻤던 초승달과 별(?) 두 개

만족스럽게 저녁을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몸도 따뜻하고 술도 한 잔 들어갔겠다, 코끝으로 느껴지는 밤공기도 촉촉하니 기분이 최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걸어갔건 길을 다시 돌아온다. 하늘에 뜬 초승달과 파도소리. 모든게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이 밤.

딱 한병씩만 술을 더 마시기로 하고 맥주 두 병을 더 샀다. 캠프로 돌아와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나니 몸이 나른. 잘 준비를 다 마치고 한 병뿐인 맥주를 아껴 마시며 이바구를 떤다. 술에 취하고 밤바다에 취하고. 파도도 좋고 밤공기도 좋고. 모든게 완벽한 이 순간. 요즘 완벽한 순간이 자주 오네 ㅋㅋ.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따뜻하고 아늑한 텐트에 누워 잠을 청한다.



Topic: torquay-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