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북유럽 자전거 여행 총정리
30 Oct 2025
10 minutes read

슬라이드로 보기

여행 개요

2025년 8월 18일부터 핀란드2주, 스웨덴4주 6주를 여행했다. 항공편 out이 코펜하겐이라 마지막에 덴마크를 며칠 달렸다. 전구간 솔로 라이딩이었고, 도착하는 날 묵을 숙소만 예약했을 뿐 그 이후의 경로나 일정, 귀국일에 대한 계획이 없이 출발했다. 어디로든 갈 수 있으니 매일 자유로웠으나, 어디로 갈지 매일 밤 고민해야 했기에 한편으론 피곤했다. (J가 P 흉내 내려다 가랭이 찢어진 예)

나라별 경로

스톡홀름에 도착해 하룻밤을 자고 서쪽으로 이동. 배를 타고 올란드를 거쳐 핀란드 난탈리로 넘어가서 헬싱키를 찍고 다시 서쪽을 향해 달리다가 기차로 점프. 배를 타고 스톡홀름으로 돌아왔다.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유일한 목적지였던 티베든 국립공원으로 가는데 2주가 걸렸다. 2주 후에 코펜하겐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권을 예약했고 2주 동안 코펜하겐으로 달렸다.

덴마크 덴마크로 건너와 코펜하겐 공항으로 달리는데 이틀을 보내고 셋째날 출국.

장비와 짐

함께한 자전거는 자이언트 터프로드 SRL 1
함께한 자전거는 자이언트 터프로드 SRL 1

최근 바이크패킹이 대세이긴 하나 짐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게 영 맘에 안 들어서 패니어를 고집하는 중이다. 덩어리가 많아지면 혼자서 감당할 수가 없어서 보통은 페니어 2개에 짐을 맞춘다.

왓츠인마이백

개인정비 하던 날, 가진 것들을 늘어놓고 찍어봤다.

주요 짐 목록
  • 침낭: 꼴로르 에어라이트 400. 3계절용.
  • 텐트: 네이처하이크 클라우드업Pro.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장만했는데 대만족이다. 이너가 하얀색이라 안으로 침입한 모기를 식별하기에 편했고, 아래쪽은 솔리드라 나름 바람을 막아줬다. 플라이는 완벽한 보호색이라 튀지 않아 좋았다. 참고로 텐트는 패킹의 편의를 위해 망사 주머니에 넣어 다닌다.
  • 버너: 코베아 X1 가스 스토브. 코펠에 쏙 들어가는 초소형 스토브. 산지 10년도 넘었는데 이상무.
  • 가스: 스톡홀름 Biltema에서 구매. 65SEK. 마지막엔 모닥불에 물을 끓여서 많이 남았다.
  • 발포매트: (리어랙에 올리고 다녀 사진엔 없음) 기간을 고려하여 가장 내구성 좋고 편리하고 활용도 좋은 발포매트를 선택했다. 부피가 단점. 마지막에 자전거 보호재로 사용했다.
  • 드라이백: 간혹 짐이 늘어나는 경우에 대비. 페니어에 안 들어가는 음식을 넣는 용도로 종종 썼다.
  • 전자기기: 랩탑 대용 아이패드 미니, 영상 백업용 외장 HDD.
  • 액션캠: Insta 360 Ace Pro와 자석 거치대
  • 우비: 비오는 날 어디든 걸어다닐 때는 우비가 비를 더 잘 막아주고 또 편리하다.
  • 목장갑: 자전거 포장용으로 챙겼는데 모닥불 피울 때, 나무 주을 때, 텐트 접을 때 더 잘 썼다.
  • 칼: 카빙용 모라나이프를 이번 여행에선 호신용이자 생활용으로 챙겼다. 주로 쏘세지 봉지 뜯을 때 씀 ㅎ
  • 보조배터리: 집에 굴러댕기던 보조배터리를 몇 개 가져갔는데 구형이라 충전이 느렸다. 다음엔 성능 좋은 걸로 딱 두 개만 가져갈 예정.
  • 접이식 키보드: 아이노트 X-folding Laser. 매일 일기 쓰는데 아주 잘 썼다. 충전이 구형5핀인 게 단점.
  • 수낭: 필요할 때만 꺼내쓸 용도로 4리터 짜리 와인 블래더를 챙겼다. 매우 유용했다.

자전거 포장

쉽게 생각했는데 박스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여러군데 전화를 돌려서 간신히 박스를 구해서 이제 됐다 싶었는데, 막상 넣으려니 미묘한 차이로 박스에 안 들어가서 몇 시간을 자전거랑 씨름;;

하다가 결국 박스를 덧대어 확장공사를 해서 마무리.

처음부터 박스를 뜯어서 늘일 생각을 못하고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뒷바퀴 빼고 헤드셋이랑 포크까지 분해하다가 승질이 나서 하마터면 여행을 때려칠뻔 했더라는.. 지나고 보니 우습고도 한심한 이야기ㅎㅎ

갈때 자전거 포장하느라 한바탕 쇼를 하고 나니 돌아올 때 걱정이 컸었는데, 다행히도 스웨덴에서 만난 웜샤워 호스트의 도움으로 아주 쉽게 박스를 구했다. 대충 넣어도 쑥 들어가는 넉넉한 박스라 포장도 금방 했다.

애초엔 코펜하겐에서 숙소를 잡고 박스를 구하고 포장을 해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마침 공항 근처에 사는 웜샤워의 초대를 받고 박스도 가는 길에 픽업을 할 수 있게 되어 (미리 메일로 방문 일자를 정함) 편하게 마지막 밤을 보내고 박스를 접어서 자전거에 싣고 공항으로 이동해 공항에서 포장을 했다.

박스를 마구잡이로 접어서 자전거 뒤에 싣고 이동하는게 좀 어색하고 곤혹스럽긴 했지만.. 다음에 하면 더 잘 할 수 있겠지 ㅎ 아, 귀국편에 이용한 박스는 다음 여행을 위해 창고에 보관해두었다. (귀한 박스..)

자전거를 버스 기차 비행기에 태우는 건,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늘 숙제이고 늘 쫄깃하다. 그런면에서는 배가 최고인 듯.

날씨

여행 기간이 8월말이라 이미 성수기는 지났고, 여름도 저물어가는 시기였다. 2023년 8월초에 갔을 때 보다는 한결 한산하고 조용했다.

출발 당시 한국의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터라 도착한 날 쾌적한 날씨에 기분이 매우 좋았는데, 바로 다음날부터 밤 기온이 10도쯤으로 떨어져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반바지 입고 달리다가 핀란드에서 결국 긴바지를 하나 사입었다.

날씨는 여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가능하면 데이터를 열심히 수집하는 편이다.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하고 캡쳐를 해두고, 작은 온도계를 소지하여 실제 기온과 체감을 자주 기록한다.

eg. 같은 기온이지만 습도가 높으면 더 춥게 느껴짐.
10°가 넘어가면 반장갑을 껴도 상관 없음.
17°C 이상이면 반바지 OK.
10°C 이하는 잘 때 핫팩 필요 등.

이렇게 쌓인 경험치를 활용, 기온에 따라 옷차림을 선택하거나 꺼내입기 편리하게 배치한다. 밤 기온에 따라 텐트를 칠지 쉘터에서 잘지, 플라이를 덮을지 말지, 긴 잠옷을 입을지 짧은 잠옷을 입을지, 핫팩을 준비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낮 기온은 평균 15도 전후로 대부분의 시간은 라이딩 하기에 매우 쾌적했다. 비가 종종 오긴 했으나 밤이나 오전에 와서 대부분 피했다. (비가 오면 쉬어가지 = 나홀로 여행의 장점)

9월 20일에 마지막으로 호수에 몸을 담궜고(22°C), 그 뒤로는 기온도 떨어져 2°C를 찍는 날도 있었다. (실제 온도계엔 영하로 찍힘) 햇빛은 따뜻한데 공기는 차가워서 해가 나면 따뜻하고 그늘에선 춥다고 느껴져서 하루에도 여러차례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느라 바빴다.

9월 말 며칠 동안은 하얗게 서리가 내리기도 했다.

와일드 캠핑이 최고라 생각하는 편이지만, 쉘터에서는 비를 피할 수 있고, 모닥불을 피울 수 있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없어 훨씬 따뜻하게 잘 수 있기 때문에 여행 후반엔 거의 쉘터를 이용했다.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쉘터에서 사람을 만난 적은 딱 두 번, 대부분의 밤은 쉘터를 혼자 썼다.

나홀로 캠프 파이어
나홀로 캠프 파이어

다시 스웨덴을 가게 된다면 6월이나, 성수기가 끝난 8월 중순부터 한 달 정도가 좋을 것 같다. 핀란드 북부도 무척 궁금하긴 한데 날씨가 문제다.

북유럽은 서비스 물가가 비싼 편이라 식당 이용은 손에 꼽을 정도고, 주로 슈퍼마켓을 이용했다. 한국의 맛이 그리울 땐 국블럭에 쌀 대용으로 쿠스쿠스 (Couscous)를 이용했는데 식감도 재밌고 간편해서 아주 딱이었다.

1인용 코펠 하나 밖에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대단한 걸 해먹을 수도 없었다. 가능하면 비화식을 했고 나중에는 그마저도 귀찮아 비설거지식으로 유지했다. (빵, 과일, 치즈, 비스켓, 샐러드, 두유, 뮤슬리 등)

평소에도 먹는일에 관심이 적고, 식성도 단조로운 편이라 이 단순한 식단을 꽤나 즐겼던 것 같다. 돌아오니 그 음식들이 자주 생각났다. (식생활과 식습관은 개인차가 크니 참고만 하시길)

아, 오다가다 따먹었던 블루베리와, 모닥불에 구워먹는 소시지가 별미이자 재미.

야생의 맛
표준 식량
라면스프 or 국블럭 + 쿠스쿠스
간단식
웜샤워에서 누린 호사
표준 비화식 : 또띠아 + 샐러드 + 과일
표준 비화식 : 또띠아 + 샐러드 + 과일

페니어에 짐을 맞추다보니 옷은 최소로 가지고 다니는 편이라 반소매부터 경량 패딩까지 중복 없이 한 벌씩만 준비했다. 모두 레이어로 잘 활용했고, 다만 긴바지가 아쉬워 현지에서 긴바지와 양말을 한켤레 추가했다. 운동화는 혹시 몰라 한켤레 가지고 갔는데 거의 신지 않았다. (크록스 만세!) 빨래는 숙소에서 몰아서 했다.

야영을 기본으로 하고 종종 웜샤워와 숙소를 이용했다.

와일드 캠핑이 자유롭고 쉘터도 많아서 야영이 매우 즐거웠고, 간혹 숙소가 필요할 땐 에어비앤비에 올라오는 저렴한 뉴비들,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했다.

결과적으로, 캠핑(Shelter) 31박, 웜샤워 4박, 숙소 9박을 했다.

웜샤워는 단순한 숙박의 용도를 넘어 공통 관심사를 가진 현지인을 만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깊은 숲 속에서의 와일드 캠핑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졌다
국립공윈이나 보호구역에서는 지정된 캠프 사이트를 이용했다
점점 익숙해지는 쉘터 비박
웜샤워 호스트가 내어준 공간들
에어비앤비. 돈이 좋긴 해.

보급

가능하면 도서관과 슈퍼마켓이 있는 마을을 지나도록 경로를 짰다. 어려워 보이면 미리 2-3일 정도 마실 물과 식량을 준비.

대부분은 아침에 숲을 벗어나 오전에 타운으로 들어가 도서관, 슈퍼마켓. 주말엔 도서관이 문을 열지 않아 카페나 맥도날드, 카페 등에서 커피 마시고 책 읽고 일기도 쓰고 계획도 짜며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냈다. 여행 속에서도 일상에서의 감각을 지키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충전도 하고 화장실도 가고 세수도 하고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ㅎㅎ

나의 안식처 도서관

물은 어디서든 탭워터를 마셨고, 간혹 트레일에 있는 우물이나 수도꼭지도 이용했다. 가끔 2-3일씩 외딴 곳에 들어갈 때는 4리터 짜리 수낭(블래더)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핸드폰, 아이패드, 액션캠, 가민 등 충전할 전자기기가 여러개였는데 보조배터리 25,000mA 어치로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물, 식량, 배터리는 며칠 해보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노하우가 생긴다.

야영을 위해 주로 사용했던 앱들.

핀란드 스웨덴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오래 사용한 앱이 Vildnis 인 것 같다. Shelter 는 덴마크에서 유용. Vindskyddskartan는 앱은 유료지만 웹에서는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갑자기 비가 올땐 Windy를 열고 비구름의 예상 경로와 시간을 알고나면 평정심을 찾는데 효과가 있었다.

지도앱은 각각의 특성과 장점이 있어 네 개의 지도를 골고루 사용했다.

  • Komoot그래블로 경로를 가늠해 볼 때 주로 이용했다.
  • Mapy.com는 평소 산행할 때도 자주 이용하는 앱인데, 등고선, 트레일 및 자전거 루트의 이름이 표시되어 매우 유용했다.
  • Maps.me는 만약을 대비한 오프라인 맵gpx 뷰어 용으로 활용성이 좋아 평소에도 잘 사용한다.
  • Google Map은 도심을 벗어나면 무용지물이지만, 도심에서 마트, 맥도날드, 도서관을 찾을 때는 가장 유용했다.
  • Naturkartan주변 지형과 컨텐츠를 파악할 때 아주 유용했다. (스웨덴 한정)

특정 지역의 주변 지형과 시설들을 파악하는데는 Naturkartan이 압도적이었고, 도로 상태나 경로, 이름을 파악하는 건 Mapy가 탁월했다.

지도앱 비교

추억놀이

2023년에 좋은 시간을 보냈던 곳들을 다시 들러봤다.

처음 왔던 곳이 여기가 아니라면 다시 스웨덴에 오고 싶었을까? 2023년 묵었던 예쁜 캠핑장이 사라져서 너무 아쉬웠지만 다행히도 그 외 대부분의 것들은 변함이 없었다. 더 오래 머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특별히 좋았던 것

가장 좋았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자연. 숲길은 나의 오감을 만족시켰고 물아일체가 이런 것인가 싶은 순간들이 자주 있었다. 고요한 숲이 주는 평화로움와 충만함을 여러번 경험했다.

아침 숲길
아침 숲길
노란 아침 햇살
노란 아침 햇살
오감 만족 그래블 라이딩
오감 만족 그래블 라이딩
쉘터에서 듣는 빗소리 :  야영을 하는 자에게 비는 적이나 다름없는데 쉘터에서는 비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쉘터에서 듣는 빗소리 : 야영을 하는 자에게 비는 적이나 다름없는데 쉘터에서는 비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고요한 호수
고요한 호수
오두막 살이
오두막 살이
바닷가 저녁 노을
바닷가 저녁 노을
모닥불 불멍
모닥불 불멍

비용

당시 기준 환율, 1SEK = 150원, 1EURO = 1,625원

물가에 비해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 성수기를 피해서인지 숙박비에 큰 부담이 없었고, 마트 물가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비용은 개인의 여행 스타일과 소비 성향에 따라 상이하니 참고만 할 것)

참고 사이트

자전거 루트

기차 (노선, 시간표, 예약)

Ferry (노선, 시간표, 예약)

끝.